韓·日 '자동차 가격' 미국서 역전…정부 “조기에 15% 적용 노력”

美, 日 자동차 관세 15% 적용
25% 국산차와 가격역전 초래
현대차·기아 영업이익 타격
정부, 美 고위급 접촉 분주

Photo Image
경기도 평택항에 수출용 자동차가 세워져 있다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미국 관세 차이에 따른 국산·일본車 가격 변화

미국이 일본산 자동차에 한국보다 10% 포인트 낮은 관세를 적용함에 따라, 국산 자동차가 일본산 자동차보다 가격이 높아지는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16일(현지시간)부터 미국으로 수입되는 일본산 자동차와 자동차부품에 15% 관세를 적용한다.

이에 따라 일본산 자동차 관세는 기존 27.5%에서 15%로 낮아지는 반면에 국산 자동차에는 25% 관세가 적용된다.

당장 미국에서 일본산 자동차와 국산 자동차의 가격 역전 현상이 불가피하게 됐다. 2012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이후 미국에서 무관세 혜택을 누린 국산 자동차가 일본차보다 높은 관세율을 적용받게 됐다.

현대차·기아를 포함, 국내 완성차를 중심으로 정부의 신속한 관세 협상 타결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지속될 전망이다.

Photo Image

일본산 자동차와 국산 자동차 관세율 차이는 가격 역전을 초래한다. 관세를 적용하면 현대차 팰리세이드(3만9435달러)는 4만6336달러, 토요타 4러너(4만1270달러)는 4만5603달러가 된다. 기아 스포티지 하이브리드와 토요타 라브4 하이브리드는 각각 3만290달러, 3만2850달러에 판매됐다. 관세 적용 이후 스포티지는 3만7863달러, 라브4는 3만7778달러가 되는 가격 역전 현상이 불가피하다.

이익에 미치는 영향도 상당할 전망이다. 증권가에 따르면 일본산 자동차가 15% 관세를 적용받는 동안 한국산 차량에 대한 관세 25%가 지속될 경우, 현대차는 연간 약 2조2000억원, 기아는 1조3000억원 수준의 영업이익 감소가 예상된다.

판매 가격 역전과 이익 감소 뿐 아니라 장기적으로 미국에서 국산 자동차 입지가 축소될 수 있다.

Photo Image
현대차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

정부도 미국과 관세 협상 타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미국을 방문한 데 이어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이 현지에서 고위급 접촉을 이어가고 있다. 여 본부장은 “국익에 최대한 부합하게 합리적 협상 결과를 만들어야 하는게 가장 중요한 과제”라며 “최대한 빨리 (15%로 적용)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에 수출되는 한국산 자동차와 부품에 25%의 관세가 적용되는 현재 상황이 연내에는 해소되기 힘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이현욱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일본산 자동차 관세가 27.5%에서 15%로 하향되는 것과 관련, 7월 22일 합의로부터 발효까지 56일이 소요됐다”며 “당장 9월말에 (한·미간) 협정이 원만히 체결돼도 연내 자동차 및 부품 관세 인하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 연구원은 “현대차와 기아는 현재 수준 관세가 지속될 경우 각각 월 4000억원과 3000억원대의 비용 부담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한국 자동차 업체들의 올해 하반기 수익성이 예상보다 약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Photo Image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이 미국으로 출국하고 있다.

김지웅 기자 jw0316@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