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지지·총기 옹호' 美 보수 활동가 찰리 커크, 연설 중 총격 피살

찰리 커크, 대학서 연설 중 총격에 사망
“범인 아직 못 잡아… 용의자 2명 석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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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그의 지지자인 찰리 커크. 사진=AFP 연합뉴스

미국 내 총기 사용을 옹호해왔던 보수 활동가 찰리 커크(31)가 대학 행사에서 총기 사고와 관련된 질의응답 중 총격을 맞고 사망했다.

커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지지하는 우익 단체 '터닝포인트 USA' 창립자이자 대표로, 미국 보수 진영의 청년 조직화를 주도해왔다. 지난해 대선에서 트럼프 후보의 청년층 지지 확대를 이끈 주요 인물로 꼽힌다.

10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 등에 따르면 사건은 커크가 유타주의 유타 밸리 대학교에서 연설하던 중 발생했다.

커크는 이날 오후 1시쯤부터 학생들과 질의응답을 하던 중 한 발의 총성과 함께 쓰러졌다. 현장 경호팀이 곧바로 병원으로 이송했지만 결국 목숨을 잃었다.

학교 측은 캠퍼스를 즉시 폐쇄하는 한편, 인파를 대피시켰다. 무장한 경찰관들이 캠퍼스 인근 지역을 순찰하며 집마다 총격범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있으나 유력 용의자는 확보되지 않았다. 앞서 용의자로 용의자 두 명이 체포됐으나 혐의를 벗고 풀려났다.

커크는 미국 내 총기 규제를 반대해 온 인물이다. 앞서 “총은 생명을 구한다” , “총기 사고로 인한 사망은 '합리적인 대가'” 등 발언으로 도마에 오른 바 있다.

이날 피살 직전에도 커크는 총기와 관련한 질문에 답하고 있었다. 그는 한 청중으로부터 '지난 10년간 미국에서 트랜스젠더 총기 난사범이 몇 명이나 되는지 아느냐'라는 질문을 받고 “너무 많다. 갱단 폭력을 포함해야 하나, 제외해야 하나”라고 답한 직후 총격을 받았다.

CNN은 “참고로 미국에서 지난 2013년 1월부터 현재까지 발생한 대량 총격 사건(사망자 4명 이상) 5700여 건 중 트랜스젠더였던 용의자는 5명뿐이다. 대부분 사건이 트랜스젠더와 관련이 없다”고 부연했다.

그의 사망으로 정치권에서는 애도가 이어지는 가운데, 일부 네티즌들은 “자신이 말한 합리적 대가에 당한 셈”, “아이러니하게도 백인 남성이 주인 공화당의 도시에서 총에 맞아 죽었다”, “죽기 직전 무슨 생각을 했을까” 등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서 이번 사건에 대해 “위대한, 그리고 전설적인 찰리 커크가 죽었다. 미국에서 청년의 마음을 지니고 청년들을 그보다 더 잘 이해한 사람은 없다”며 “모두가 그를 사랑하고 존경했으며, 특히 내가 그랬다. 멜라니아와 나는 그의 가족에게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말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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