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가 성공 여부, 공동설계·공동건조에 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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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과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미국 한화필리조선소에서 열린 '스테이트 오브 메인호' 명명식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좌측부터 한화필리조선소 데이비드 김 대표, 조현 외교부 장관, 조쉬 샤피로 펜실베니아 주지사, 이재명 대한민국 대통령,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김정관 산업부장관, 토드영 인디애나주 상원의원. 한화

한미 정상회담 이후 양국의 조선산업 협력이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단순한 기술 협력이나 기자재 교역을 넘어선 조선업 '공동설계·공동건조'가 마스가(MASGA) 프로젝트 성공의 핵심이라는 제언이 나왔다.

3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최근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산하 퍼시픽포럼 기관지인 '펙네트'는 박진호 전 한국 국방부 정책자문위원이 쓴 '한국 마스가 제안 성공 여부는 공동설계 및 공동건조에 달려 있다'는 제하의 칼럼을 소개하며 “한국에서 공동설계 및 공동건조 방식이 실제 채택된다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도 같은 방식의 마스가 추진에 확신을 갖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CSIS는 최근 보고서에서 모듈화 공법을 활용한 공동건조를 미국 조선업 재건의 효과적 대안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선체 모듈은 한국과 같은 동맹국이 제작해 미국으로 공급하고 미국 조선소가 무기·추진체계를 통합하는 방식이다.

한국 조선사들도 공동설계·공동건조를 위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한화오션의 경우 지난달 26일 필라델피아 한화필리조선소에서 국가안보다목적선 '스테이트 오브 메인'호의 명명식을 개최했다. 스테이트 오브 메인호는 한국 DSEC이 설계와 기자재 공급을 맡고, 미국 조선소가 인력과 시설을 제공해 공동으로 완성한 첫 사례다.

HD현대는 미국의 인공지능(AI) 방산기업 안두릴 인더스트리와 협력해 한국과 미국 시장에서 각각 선보일 무인수상정(USV)의 프로토타입 공동개발을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삼성중공업은 미 함정 유지·보수·정비(MRO) 전문 조선사 비거마린그룹과 협력해 미 해군 MRO 사업에 참여하기로 하면서 향후 상선·특수선으로 협력 범위를 확대하고 미국 파트너 조선소와 공동 선박 건조도 추진할 뜻을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한미 양국의 협력 실질화를 위해 한국 내에서 공동설계·공동건조와 관련된 유의미한 사례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대표적인 사례는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이 꼽힌다.

현재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은 KDDX의 세부 설계와 선도함 건조 권한을 두고 경쟁 중이다. 방위사업청은 두 회사의 공동설계·공동건조 방식을 검토했지만 구체적인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

국내 방산업계 관계자는 “KDDX 사업이 성공적으로 풀려야만, 마스가 협력이 현실적인 '윈윈 모델'로 자리 잡을 수 있다”며 “한국 조선업이 동맹의 신뢰를 확보하고 국제 조선 패러다임 전환을 선도할 수 있을지는 KDDX 공동설계·공동건조의 성패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밝혔다.


조성우 기자 good_s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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