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대 금융지주 실적이 여전히 은행 중심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은행 '이자장사'를 비판하며 생산적 금융으로 전환을 독촉하는 가운데, 하반기 주요 금융지주 체질개선 전략이 더 강화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KB·신한·하나·우리금융 지주 2025년 상반기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이들 지주 순이익에서 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개선되지 않았거나 오히려 확대됐다. 이익 대부분을 은행에 의존하는 '원바스켓(one basket)' 구조에서 탈피하지 못한 것이다.
KB금융은 올해 상반기 순이익에서 은행 비중이 64%에 달해 지난해 같은 기간 51%에서 대폭 상승했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ELS(주가연계증권) 손실에 따른 충당부채 전입이라는 기저효과와 맞물린 결과임을 감안해도 은행 위주 영업이라는 큰 틀은 변하지 않았다.
신한지주는 은행 순이익 비중이 73.2%로 전년과 동일했다. 하나금융은 은행 의존도가 오히려 심화됐다. 지난해 상반기 84.2%였던 은행 비중이 올해는 90.1%로 치솟았다.
우리금융 역시 순이익 중 은행 비중이 97.4%로 전년 91.6%에서 상승했다. 사실상 우리금융 수익 전체를 은행이 전담하는 구조다.
금융지주 관계자는 “고착화 된 은행 중심 이익 구조를 단기간에 크게 개선하기는 어렵다”면서 “은행이 제 역할을 하는 가운데 카드, 증권, 보험 등 다른 계열사가 선전해야 이자이익 의존도가 약화 될 것”이라고 말했다.

4대 금융지주는 은행을 비롯한 계열사 전체에서 △투자은행(IB) △자산운용(WM) △보험 등 투자·수수료 사업을 다각화 할 계획이다.
KB금융은 올해 수익성을 증명한 WM·보험 부문 강화를 앞세운다. 특히 KB손해보험은 올 상반기 KB금융 비은행 계열사 중 홀로 순이익 5000억원 이상을 기록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보험영업이익이 28% 감소하는 가운데 투자이익이 163.5% 늘어나는 등 '생산적금융' 가능성을 입증했다. 또 올해 2분기 그룹 순수수료이익이 1조320억원으로 첫 1조원을 돌파한 만큼, WM을 중심으로 이를 계속 강화해나갈 계획이다.
신한지주 비은행 강화 핵심은 투자은행(IB)다. 초대형 IB 도전을 공식화 한 신한투자증권을 중심으로 3분기 자기자본 4조원 이상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에만 허용하는 발행어음 사업에 도전한다.
하나금융은 2027년까지 비은행부문 비중을 30%로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하나금융은 하나자산운용과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을 합병을 추진 중이다. 자회사 간 시너지를 높여 경영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우리금융은 하반기부터 4대 지주 중 가장 드라마틱한 은행 의존도 개선 효과를 낼 수 있을 전망이다. 올 상반기까지 우리투자증권 출범과 더불어 동양·ABL생명 등 보험사 인수를 마무리 지었다. 이 같은 작업이 하반기 실적에 반영되면 4대 금융지주 중 가장 높은 은행 의존도를 낮출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4대 금융지주가 올해 상반기 모두 역대 최대 규모 순이익을 달성했지만, 비은행 사업의 기여도는 여전히 낮아 '이자장사'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면서 “정부 압박이 거세지는 상황에서 비은행 계열사 경쟁력과 은행 비이자이익을 키우는 노력이 지주 별로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시소 기자 siso@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