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주요 병원 최고경영자(CEO)·최고정보책임자(CIO)가 한자리에 모여 디지털혁신 전략과 성공전략을 공유하는 행사가 열렸다. 이날 전문가들은 단순한 인프라 고도화를 넘어 현재 병원의 정확한 디지털전환 수준 분석과 함께 다양한 파트너들과 협업이 디지털혁신 성공을 이끌 열쇠로 꼽았다.
HIMSS코리아는 지난 11일과 12일 양일간 부산 아난티 L.P 크리스탈 아르센홀에서 'HIMSS CXO 서밋'을 개최했다.
미국보건의료정보관리시스템협회(HIMSS)는 의료IT 분야 세계 최고 권위를 가진 단체로, '디지털헬스지표(DHI') 등 디지털혁신 관련 인증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번 행사는 우리나라 의료기관의 CEO, CIO 등 C레벨 보직자를 대상으로 글로벌 보건의료IT 트랜드와 성공적인 디지털혁신 전략을 공유하기 위해 마련됐다. 40명이 넘는 병원장, 의료정보실장 등이 참석했다.
이날 행사에선 서울대병원과 서울성모병원이 각각 정밀의료 플랫폼 구축, 스마트병원 추진 성과를 공유했다.

서울대병원이 이날 공개한 임상·유전체 통합 진료지원 시스템 'SNUH 폴라리스'는 환자 진료과정에서 전자의무기록(EMR)과 연동해 임상 데이터뿐 아니라 유전체 분석, 병리, 진단검사, 수술 및 치료 정보까지 통합해 의료진에게 전달한다. 특히 국내 병원 최초로 한국어에 특화된 거대언어모델(LLM)을 개발해 대규모 임상 데이터나 유전체 정보를 자동 추출·정제한 뒤 전문가 교차 검증을 거쳐 의료진에게 제공한다.
정창욱 서울대병원 정보화실장은 “기존에는 의료진이 병원정보시스템(HIS)에 접속해 진단 후 치료한 뒤 그 결과만 보면 끝이었다”면서 “현재는 폴라리스를 활용해 비슷한 환자가 있는지, 암 환자의 경우 변이에 따른 생존율, 첫 항암제 사용에 따라 결과가 어떻게 달라지는 등에 대한 종합적인 데이터를 확인해 정밀한 치료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가톨릭중앙의료원은 2023년 서울성모병원 등 산하 8개 병원에 대해 HIMSS 평가지표를 활용, 디지털혁신 종합 진단을 실시했다. 개별 병원이 아닌 네트워크 병원 전체에 대한 IT 진단은 국내 최초다. 이를 기반으로 현 상황을 진단, 추후 개선방안까지 도출해 디지털혁신을 꾀하고 있다.
최인영 가톨릭중앙의료원 대외협력부원장은 “현재 의료원의 IT 투자 방향이 제대로 가고 있는지, 글로벌 트랜드에 부합하는지, EMR은 어떤 경쟁력을 가지는지, 8개 산하 병원은 모두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지가 진단을 실시한 출발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진단 결과 모두 평균 이상의 점수를 확인한 것도 고무적이지만, 무엇보다 자산추적이나 개인 맞춤형 의료 등 노력이 필요한 부분을 알 수 있어 향후 투자 계획을 수립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다.
주요 IT기업들도 헬스케어 분야에서 AI 등 투자가 확대됨에 따라 특화 솔루션을 출시, 디지털전환을 돕겠다고 나섰다.
포티넷은 병원 내 빅데이터, AI 등 활용이 확대되면서 데이터 보안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판단, 진단부터 솔루션 구축, 사후 관리까지 전주기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AI 포티가드 팀'을 운영하며 AI를 정보보안, 컨설팅 등 전체 포트폴리오에 확대 적용 중이며, 이를 기반으로 병원의 전산 인프라부터 의료장비 등 전체 정보보안을 강화할 솔루션을 보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셀 패레노 포티넷 아키텍트는 “최근 고객사(병원)의 주요 목표는 환자 케어와 경험 향상”이라며 “두 가지 목표 달성을 돕기 위해 운영 효율성, 규제 컴플라이언스, 방화벽 규칙에 대한 권한 관리 등 모든 데이터 프라이버시 관련 법을 설계하고 준수할 수 있게 지원한다”고 말했다.

레노버코리아는 우리나라 의료기관의 디지털전환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고 판단, 이를 지원하는 서버, 퍼스널컴퓨터(PC) 등 주요 인프라 공급 계획을 밝혔다. 특히 최근 병원 내 진료뿐 아니라 연구, 행정 등 전 영역에서 AI 도입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지원할 주요 솔루션으로 워크스테이션(레노버 씽크스테이션 P 시리즈), 스마트패드(레노버 씽크패드 X1), 서버(레노버 씽크앳지) 등을 제시했다.
조병필 한국레노버 전무는 “시장조사업체 IDC와 함께 헬스케어 분야 CIO들의 올해 최우선 목표를 조사한 결과 디지털혁신을 가장 많이 꼽았다”며 “모든 병원이 전문인력과 리소스, 시스템을 자체 확보하기 어려운 만큼 관련 분야 토털 솔루션을 보유한 레노버가 진보된 헬스케어 AI 파트너가 되겠다”고 말했다.
정용철 기자 jungyc@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