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테이블코인 법제화 기대가 커지면서, 해외송금 핀테크 업계도 스테이블코인을 '차세대 인프라'로 주목하고 있다. 한패스, 센트비 등 국내 소액 해외송금 업체들은 스테이블코인으로 외국인 근로자, 소액 송금 사용자에게 빠르고 저렴한 송금 서비스를 제공할 전망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스테이블 코인이 제도권에 편입되면 기존 금융에 소외돼 있던 외국인·비계좌 이용자층을 포괄할 수 있게 되고 글로벌 송금 시장의 구조도 크게 바뀔 전망이다. 핀테크 기업들은 해외 송금이 활발해져 시장 규모가 크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동안 해외송금 사업자들은 과도한 규제와 전통 금융사의 공격적인 확장으로 어려움을 겪어 왔다. 금융당국은 송금사업자에게 은행 수준의 고객확인(KYC), 자금세탁방지(AML) 규제를 요구하면서도 디지털 자산 기반의 송금 수단은 제도권에 편입돼 있지 않다. 외국인 이용자는 은행 계좌 개설조차 어려워 사실상 금융사각 지대에 놓여 있다.
스테이블코인은 중개기관 없이 실시간 정산이 가능하고 수수료도 절반 이하로 줄어든다. 송금도 몇 분 이내로 완료돼 국제은행간 통신망(SWIFT) 방식보다 거래 효율이 높다. 핀테크 기업들은 동안 쌓은 기술력과 사업 모델의 유연성으로 전통 금융사보다 먼저 시장을 선점할 것으로 보고 있다.
소액 해외송금 업체들은 스테이블코인 기반 송금 솔루션을 구축하고, 제휴망을 확장해 새로운 수익모델 창출을 준비하고 있다. 디지털 자산을 현금으로 전환하는 '오프램프' 경로도 확대될 수 있다.
글로벌에서는 이미 상용화 모델이 등장했다. 미국 송금기업 머니그램은 블록체인 플랫폼 스텔라와 협업해 지난 2022년부터 필리핀, 베트남, 케냐 등지에 스테이블코인 기반 송금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미국에서 송금된 스테이블코인은 현지 지점이나 모바일 지갑으로 받을 수 있다.
다만, 여전히 규제가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스테이블코인은 현행법상 지급수단으로 인정되지 않아 자금이체업 인가 대상에도 포함되지 않는다. 계좌가 없는 외국인을 위한 송금 서비스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고객확인·자금세탁방지 관련 기준도 명확하지 않아 사업 확장에 제한이 있다.
업계는 제도 정비가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스테이블코인의 자산 분류 명확화 △외국인 비계좌 이용자 수용 체계 마련 △핀테크 송금업 인가 요건의 세분화 △글로벌 규제와 정합성 확보 등을 해결 과제로 꼽는다.
업계 관계자는 “스테이블코인은 글로벌 송금 방식을 근본적으로 전환하기 때문에 시장 선점을 준비하고 있다”며 “여전히 금융 규제와 법안 방향에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다양한 방면으로 대응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두호 기자 walnut_park@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