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컬대학30 사업 선정 후에도 대학 통합을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대학들이 사업을 전제로 한 속도전 통합에 나서면서 장기적 대안이 빠진 '대학 합치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충북대와 교통대는 2023년 글로컬대학 사업에 선정됐지만 여전히 통폐합에 대한 입차를 보인다. 유사·중복학과 통폐합 작업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충북 지역사회도 두 대학의 통합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두 대학의 통합으로 교통대가 위치한 충주의 학생 소멸에 관한 지역사회의 우려가 크다는 이유에서다.
두 대학은 통폐합 논의가 지지부진하면서 최근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실시한 2024년 글로컬대학 연차 평가에서도 D등급(최저등급)을 받았다. 통합심사위원회에서 관련 내용을 심사해 글로컬대학 지정이 취소되면 사업비는 환수해야 한다. 충북대와 교통대는 25일 보완계획서 제출은 일단 완료했다. 양측은 “연차 평가 결과는 통합을 서두르라는 의미로 이미 통합에 대한 공감대는 형성된 만큼 잘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윤석열 정부에서 추진한 글로컬대학 사업 이후 대학 통폐합에 가속도가 붙었다. 교육부는 지난달 강원대·국립강릉원주대, 국립목포대·전남도립대, 국립창원대·경남도립거창대학·경남도립남해대학, 부산대·부산교대 등 9개 대학이 신청한 4건의 대학 통합을 최종 승인했다. 앞서 4월에는 원광대와 원광보건대가 통합 승인을 받았다.

단시간 이뤄지는 물리적인 대학 통합에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경북대는 2023년 글로컬대학 사업을 추진하면서 금오공대와의 통합을 추진하다가 재학생의 완강한 반대에 부딪혀 통합이 무산됐다. 한국해양대와 부경대도 2024년 글로컬사업을 전제로 통합을 추진했지만, 물거품이 되면서 올해 부경대는 단독으로 한국해양대는 목포해양대와 통합모델로 승부수를 던졌다.
충남대와 한밭대는 지난해 통합을 전제로 사업에 신청해 예비지정까지 올랐지만, 통합에 실패하면서 최종 선정되지 못했다. 올해 한밭대는 단독으로, 충남대는 공주대와 통합을 전제로 사업에 지원해 예비지정에 이름을 올렸다. 공주대는 2023년에는 공주교대와 통합을 준비했으나 2024년 한세대와 연합 논의를 했던 바 있다.
오랜 시간 통합을 논의해 온 사례도 있지만 사업을 앞두고 합종연횡처럼 이뤄지는 통폐합에 대한 비판적 시각도 있다. 대학교육연구소는 윤석열 정부 지방대학 정책 진단 보고서에서 “글로컬대학이 지방대학 혁신을 구실로 국·공립대학 구조조정을 부추기고 있다”며 “통합 이후에도 여러 곳에 흩어진 각각의 통합대학 캠퍼스에 양질의 교육·연구 여건을 구축하고 특성화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과거 대학 통폐합 사례를 살펴보면 지역 기여도와 통합으로 인한 시너지 효과 내기에 실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표적으로 전남대는 여수대와 통합하며 여수 캠퍼스를 수산해양과 국제물류 중심으로 육성하겠다고 내세웠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한 사례로 꼽힌다.
한 지역 대학 관계자는 “완전히 다른 대학의 통합은 오랜 시간 양 대학 간 교류와 소통을 통해 장기적인 비전이 바탕이 돼야 한다”면서 “대학의 이름만 통합하는 표면적인 통합은 실패할 확률이 높다”고 강조했다.
이지희 기자 easy@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