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란 핵시설 전격 타격…트럼프 “역사적 순간, 핵위협 끝내야”

미국이 21일(현지시간) 이란 핵시설 3곳을 정밀 타격하며 이스라엘-이란 간 무력충돌에 직접 개입했다. 미국은 이란의 핵 농축 능력을 파괴하고 핵 위협을 중단하는 것이 목표였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이번 공격으로 중동 정세는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10시(미 동부시간 기준) 백악관에서 대국민 연설을 통해 “이란 시설이 완전히 파괴됐다”며 “우리의 목표는 이란 핵 농축 능력을 제거하고 핵 위협을 중단하는 것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이는 미국, 이스라엘, 그리고 세계를 위한 역사적 순간”이라며 “이란은 이제 이 전쟁을 끝내는 것에 동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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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미국의 이란 핵 시설 공격 관련 대국민 연설을 하고 있다. AFP

미국의 이란 핵시설 공격은 이스라엘이 12일 이란을 선제공습한 이후, 중동 지역을 둘러싼 긴장이 고조된 지 9일 만의 일이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2주 내 이란 공격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힌 지 불과 이틀 만에 단행된 기습 공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Truth Social)'에 “우리는 포르도와 나탄즈, 이스파한 등 이란의 3개 핵 시설에 대한 매우 성공적인 공격을 완료했다”며 “모든 항공기는 현재 이란 영공을 빠져나왔으며 안전하게 귀환 중”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주요 목표 지점인 포르도에 폭탄 전체 탑재량이 모두 투하됐다”고 강조했다.

포르도는 이란의 대표적인 지하 핵시설로, 고농축 우라늄 생산의 핵심 기지로 알려져 있다. 미국은 이번 작전을 통해 해당 시설의 핵무기 개발 능력을 원천 봉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미 CBS방송은 미국이 이란과의 외교 접촉을 통해 “이번 공격이 계획의 전부이며, 이란 정권 교체는 고려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은 미 당국자를 인용해, 이번 작전에 B-2 스텔스 폭격기가 투입됐다고 전했다. B-2는 벙커버스터(GBU-57) 2기 이상을 탑재할 수 있는 미국 공군의 전략 자산으로, 깊숙한 지하 핵시설 파괴에 특화돼 있다. 폭스뉴스에 따르면 포르도에는 벙커버스터 6발이 투하됐고, 나머지 핵시설들에는 토마호크 미사일 30여발이 발사됐다.

이스라엘은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에 즉각 환영 입장을 밝혔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대담한 결정이 역사를 바꿨다”며 “가장 위험한 정권과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무기를 막기 위한 행동이었다”고 평가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리더십은 중동과 그 너머를 번영과 평화의 미래로 이끄는 역사적 전환점을 만들었다”며 “나와 이스라엘 국민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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