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화학 원료 '이타콘산' 고효율 생산기술 개발

UNIST·POSTECH·화학연 공동 연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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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혁 UNIST 교수(왼쪽)와 우지훈 연구원

국내 연구진이 대장균을 세포 공장처럼 돌려 화학 원료를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아세트산을 더 잘 '소화'하는 대장균만 살아남도록 유도하고, 이 대장균을 이용해 고효율로 아세트산을 이타콘산으로 바꾸는 기술이다.

개발 주역은 김동혁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에너지화학공학과 교수팀과 정규열 포항공대(POSTECH) 교수팀, 노명현 한국화학연구원 연구원이다.

공동 연구팀이 개발한 대장균주와 전환 기술을 이용하면 아세트산을 이타콘산으로 바꾸는 생산성을 기존 대비 1.7배나 높일 수 있다.

이타콘산은 생분해 플라스틱, 의료용 접착제 등에 쓰이는 물질이다. 전분 등을 발효해 생산하는데 식량 자원을 소모하고 생산 비용도 많이 든다.

대안으로 식초 주성분인 아세트산을 활용하는 방법이 있는데 아세트산이 다양한 화학공정으로 쉽게 확보할 수 있고,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합성하면 탄소 감축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아세트산 독성과 이로 인한 균의 대사 부담으로 균주 확보가 어렵고 이에 따라 이타콘산 생산성도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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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센서(점선 안)를 삽입한 대장균과 이타콘산을 잘 만드는 대장균 배양 이미지

공동 연구팀은 이타콘산을 많이 만들수록 더 잘 살아남도록 유도하는 대장균 진화 방식으로 이 문제를 해결했다.

이타콘산 농도에 따라 항생제 저항 유전자 발현량이 달라지도록 설계한 바이오센서를 대장균에 삽입한 후 항생제 농도를 점차 높이며 배양을 반복해 이타콘산을 많이 생산하는 대장균만 살아남도록 유도했다. 이렇게 약 50세대에 걸쳐 배양 진화를 유도한 결과, 기존보다 이타콘산 생산량이 1.7배 높은 균주 확보에 성공했다.

연구팀은 유전체(DNA)와 전사체(RNA)를 분석해 어떤 유전적 진화가 균 생장과 이타콘산 생산성 향상을 이끌었는지도 확인했다.

김동혁 교수는 “진화 기반 분석 방법론으로 미생물의 생리 반응을 재해석하고, 기존에는 단점으로 여겨졌던 요소를 장점으로 바꾸는 실마리를 얻었다”며 “화석연료 고갈 이후를 대비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화학소재 생산 기술 개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과 해양수산부 해양수산과학기술진흥원의 지원을 받았고, 국제학술지 생물자원공학(Bioresource Technology) 6월 1일자에 실렸다.


울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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