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바이오 박람회 '2025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바이오 USA)'이 16일(현지시간) 미국 메사추세츠주 보스턴 컨벤션·엑시비션 센터에서 막을 열었다. 나흘간 세계 2만여명의 제약바이오 업계 관계자가 최신 기술 동향을 공유하고 협력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로, 국내 기업도 세계 무대에 기술을 과시했다. 바이오산업이 세계적으로 각광받는 추세를 반영한듯 각 나라도 국가관을 운영하며 경쟁력 알리기에 나섰다.

올해 바이오 USA에는 국내 주요 기업들이 대거 부스를 마련해 잠재 고객사 발굴에 주력했다. 13년 연속 바이오 USA 단독 부스를 마련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곡선 발광다이오드(LED)와 터치스크린 등으로 세일즈 메시지를 전달했다. 항체약물접합체(ADC)부터 완제에 이르는 통합서비스, 다중 항체 개발·생산 역량, 고객 맞춤 위탁개발(CDO) 경쟁력 등을 동선에 따라 확인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행사 기간 중 약 100여건의 미팅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셀트리온도 바이오 USA에서 고객사 미팅에 집중한다. 셀트리온 연구개발(R&D) 실무자가 이번 행사에 대거 참석, 역시 100건 이상의 고객사 미팅을 진행한다.
롯데바이오로직스와 SK바이오팜은 오너가 3세가 현장에 출동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장남 신유열 롯데바이오로직스 글로벌전략실장은 직접 고객사 미팅을 갖고, 국내외 바이오기업 부스를 찾았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장녀 최윤정 SK바이오팜 사업개발본부장도 바이오 USA 현장에 참석했다. 최 본부장은 “바이오 USA에서 혁신적인 신약개발 역량과 글로벌 파트너십 확대 전략을 다시 한번 세계에 알리겠다”면서 “그동안 쌓은 인사이트와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올해는 보다 구체적인 협력 기회를 도모하겠다”고 말했다.
한국바이오협회와 KOTRA는 최대 규모 한국관을 운영하며 우리 기업의 글로벌 진출을 지원했다. 51개 기업이 한국관에 부스를 차렸다. 바이오협회는 기업 의견을 반영해 올해 폐쇄형 미팅룸을 마련했다.

이승규 바이오협회 부회장은 “지난해에 비해 면적이 두 배 가까이 확대되고 한국관이 전시관 중앙에 위치하는 점 등에서 한국의 글로벌 바이오 시장 내 입지를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부회장은 동시에 현재 위치에 안주하지 말고 '추격자'가 아닌 '퍼스트 무버'로서 한국만의 입지를 확보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세계적으로 많은 국가가 바이오산업에 투자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바이오 USA에서도 일본, 유럽, 대만, 사우디아라비아, 브라질 등 다수 나라가 국가관을 마련했다.

지난해 행사에 대거 불참했던 중국은 올해는 다시 중국관을 마련했다. 우시바이오로직스와 우시앱텍 같은 대형 기업은 참가하지 않았지만, 신생 바이오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과 신약 개발업체가 글로벌 빅파마와 만남을 갖는다. 이외에도 태국, 인도네시아 등 후발주자도 도전장을 냈다.
이승규 부회장은 “글로벌 시장에 신약 파이프라인을 공급하는 대한민국의 경쟁력을 누릴 시간은 3~5년밖에 남지 않았다”면서 “우리가 강점을 가진 위탁개발생산(CDMO) 역시 일본은 미국·유럽 생산시설을 빠르게 인수하고, 인도 CDMO는 저가로 수주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모든 사업은 실패를 거듭하며 성장하는데, (금지된 것만 아니면 모두 허용하는)네거티브 규제를 바탕으로 국내 바이오산업을 지원하면 경쟁력을 배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보스턴
송윤섭 기자 sy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