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친환경차 판매량이 처음으로 내연차를 넘어섰다. 우리 기업의 친환경차 수출도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17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25년 5월 자동차산업 동향'에 따르면 지난 5월 한 달간 국내 자동차 판매량은 14만1865대로 전년동월대비 0.4%포인트(P) 증가했다.
친환경차(하이브리드·플러그인 하이브리드·전기·수소)가 7만3511대가 판매돼 월간통계기준, 내수시장에서 처음으로 내연차 판매량을 앞질렀다. 하이브리드차(5만614대)가 전년동월대비 31.4% 증가하며 상승세를 이끌었다. 전기차(2만1445대·60.3%↑)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1360대·115.9%↑) 판매도 큰 폭으로 늘었다. 내연차는 6만8354대가 판매됐다.
5월 친환경차 수출도 7만5184대로 10.2% 증가하며 7만3700대(올해 4월)였던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전기차 수출이 2만165대로 11.7% 감소했지만, 하이브리드차 수출이 25.0% 증가한 4만8758대로 성장세를 이끌었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 수출은 5360대로 작년과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다.
내수시장에선 수입차 판매 비중이 높아졌다. 올해 1∼5월 누적 판매 기준으로 현대차 판매는 전년동기대비 6.4%, 기아차는 1.6% 증가한데 반해, 메르세데스-벤츠(13.7%↑), BMW(9.6%↑), 포르쉐(42.8%↑), 넥서스(18.4%↑), 아우디(43.2%↑) 등 수입 브랜드의 판매는 크게 증가했다.
전기차 역시 테슬라가 '모델Y 주니퍼' 신차 효과 등으로 5월에만 국내에서 6570대를 판매했다. 57.7%P 증가한 수치로, 주니퍼는 5월 내수 판매 차량 5위에 올랐다. 중국 BYD도 전기차 '아토3' 인도를 시작한 4월 543대에 이어 5월에도 513대를 판매하며 두 달 연속 500대 이상 판매를 이어갔다.
국산 전기차도 58.8% 판매량이 증가했다. 5월 한 달간 내수시장에서 1만2000대가 팔렸는데, 최근 캐스퍼EV, 무쏘EV, EV4 등 다양한 모델이 출시되며 소비자 선택지가 넓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산업부 관계자는 “동급 대비 가격 경쟁력을 갖춘 BYD 등 중국차가 얼마나 국내 시장에 바람을 일으킬지 예단할 수 없지만, 기존 업계에는 품질 경쟁력과 함께 가격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자극이 되고 있다고 본다”고 바라봤다.
5월 전체 자동차 수출은 62억100만달러를 기록해 4개월 연속 60억달러를 넘겼다. 다만 이는 전년동월대비 4.4% 감소한 수치다. 최대 수출시장인 미국으로의 수출이 줄어든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제 지난달 대미 자동차 수출액은 25억2000만달러로, 27.1% 감소했다. 1∼5분기 누적 기준 대미 수출도 131억8000만달러로 16.6% 줄었다. 관세와 함께 현대차그룹이 미국 조지아주에 완공한 메타플랜트아메리카(HMGMA) 공장이 본격적으로 양산을 시작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미국판매법인은 지난 3일 '5월 미국 현지 판매량'이 8만4521대로 전년동월대비 8% 증가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대미 수출은 관세 부과에 따른 영향이 본격화되고 미국 조지아 신공장 가동이 본격화된 영향 등으로 작년보다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대미 수출은 줄었으나 유럽연합(EU)으로의 수출은 8억4000만달러로 28.9% 증가했고, 기타 유럽(5억2000만달러·30.9%↑), 아시아(6억8000만달러·45.1%↑), 중남미(3억1000만달러·42.3%↑)에서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안영국 기자 ang@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