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플러스] SKT 40% 마지노선 깨지나…이통3사 점유율 판도 변화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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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 유심 해킹 사태가 촉발한 통신사 보조금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주말 서울 시내 한 이동통신사 대리점 앞을 지나는 시민들. 김민수기자 mskim@etnews.com

SK텔레콤 유심 정보 해킹 사고 여파로 이동통신 3사 가입자 쟁탈전이 불붙었다. 고객 이탈이 지속되며 SK텔레콤의 휴대폰 가입자 점유율도 40%를 하회할 전망이다. 해킹 사태 수습이 장기화되면서 고착화됐던 국내 통신시장 판도가 흔들리는 모습이다.

1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무선통신서비스 가입현황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SK텔레콤의 고객용 휴대폰 회선수는 2272만9085개로 지난해 말보다 7000여개 줄었다. 휴대폰 가입자 점유율은 40.25%로 가까스로 40% 마지노선을 지켰다.

다만 2분기 들어 유심 해킹 사태가 발생하면서 점유율 40%대 붕괴가 불가피해졌다. 사이버침해 사실을 일반에 공개한 4월 22일부터 지난달 29일까지 SK텔레콤 고객 46만4634명이 KT와 LG유플러스 등 타 통신사로 빠져나갔다. 이 기간 SK텔레콤 가입자는 41만1946명 순감했다. 10년치와 맞먹는 가입자 감소가 한 달새 이뤄진 셈이다.

고객 이탈분이 반영되는 2분기부터는 가입자 점유율이 30%대로 내려 앉을 것이 유력하다. 올들어 SK텔레콤 휴대폰 시장 점유율은 1월 40.42%, 2월 40.34%, 3월 40.25%를 기록했다. 4월에는 9만4000명이 순감했다. 여기에 알뜰폰(MVNO)으로 떠난 고객까지 포함하면 점유율 감소세가 더 가파를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은 가입자 이탈을 막기 위해 기기변경 지원금을 상향하고 번호이동 보조금까지 높였지만 감소세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정부의 행정지도에 따라 유심 부족 해소 전까지 일선 직영·대리점에서 신규 모집이 중단된 탓이다. 이례적으로 이심(eSIM) 개통 장려금을 지급하는 등 방어에 나섰지만 하루에 수천명씩 빠져나가는 흐름이 지속되는 양상이다.

여기에 다음달 22일로 예정된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폐지가 이같은 흐름을 더욱 가속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최근 KT와 LG유플러스는 SK텔레콤 가입자 공략을 위해 갤럭시S25 등 신형 단말에 대해 지원금을 상향하고 장려금 정책을 강화하는 등 공세에 나섰지만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이같은 불법 보조금에 대해 유통망 점검을 강화하면서 다시 소강상태에 놓였다.

다만 다음달 단통법 폐지로 보조금 상한이 폐지되면 자유로운 가입자 유치 경쟁이 가능해진다. 기회를 틈타 KT와 LG유플러스가 공격적 마케팅 공세를 취할 여건이 마련되는 것이다. 가입자 이탈 트리거가 될 수 있는 위약금 면제 여부도 아직 우려 요소로 남아 있다. 물론 SK텔레콤이 가입자 재탈환을 위해 막대한 화력을 쏟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경쟁사로 이탈하는 이용자가 지속해서 늘어날 경우 시장 점유율에도 유의미한 변동이 발생할 수 있다. 올 1분기 기준 KT의 휴대폰 가입자는 1315만6662명, LG유플러스는 1080만3022명으로 각각 23.31%, 19.13%를 점유하고 있다.

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원은 “SK텔레콤이 가입자 회복을 위한 공격적 유치 활동을 펼치지 않을 경우 시장점유율 하락에 따른 이동전화 매출 감소는내년 영업이익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준호 기자 junh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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