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D-14] 김문수, '경제·약자·문화' 삼각전략으로 수도권 총력전…'반명 빅텐트'는 험로

6·3 대선을 불과 2주 앞둔 가운데,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가 최대 승부처인 수도권을 무대로 표심 공략에 속도를 냈다. 강남권을 시작으로 서울 서부와 경기 동남부를 잇는 '한강 이남 벨트' 공략에 집중하며 지지율 반등을 노린다. 하지만 외연 확장의 핵심인 보수 진영 단일대오 형성은 지지부진하다.

김 후보는 20일 서울 양천구 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관에서 열린 정책 협약식에서 “지방소멸을 막기 위해서는 문화예술 인프라가 필수”라며 “10분 문화 생활권을 실현해 수도권 중심에서 벗어난 지역의 삶의 질을 끌어올리겠다”며 '문화균형발전'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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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가 20일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 쪽방촌을 방문해 둘러보고 있다. [공동취재]

오후부터는 서민 경제와 약자 돌봄 행보에 집중했다. 김 후보는 강서구 화곡 남부골목시장을 찾아 상인들과 인사를 나누며 “소상공인의 숨통을 틔우는 '시장 대통령'이 되겠다”고 약속했고, 영등포 쪽방촌을 방문해 주거 취약 계층의 어려움을 직접 들었다. 그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약자 동행 정책을 전국으로 확산시키겠다”며 '디딤돌 소득'과 '서울런' 같은 정책들도 언급했다.

이후에는 서초·송파·강동·하남 등 보수 지지층이 분포된 핵심 지역을 잇따라 돌며 중도보수 유권자들에게 '경제 대통령' 이미지를 부각했다.

이날부터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도 김 후보 지원 유세에 처음으로 나섰다.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요구하며 당 선거대책위원회 합류를 거부해 온 한 전 대표는 김 후보와도 따로 개별 유세를 이어갔다.

이날 김 후보는 한 전 대표와 관련해 “같은 당에서 경선 했으니 견해의 차이는 대화를 통해 하나로 합치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의 '반명(反明) 빅텐트' 구상은 당초 목표했던 외연 확장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와의 단일화 논의가 전혀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김 후보는 이날도 이 후보에 대해 “둘이 다른게 없다. 같이 하는게 맞지 않나 싶다”며 “함께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후보는 이같은 '단일화' 러브콜에 여전히 거리두기를 유지하고 있다. 이 후보는 단일화 불발로 인한 개혁신당의 피해는 없을 것이라고 단언하면서 오히려 김 후보가 중도층과 더 멀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김 후보 지지를 선언한 구주와 전 자유통일당(자통당) 대선 후보와 관련해 “오른쪽에 있는 인사들과 함께 오른쪽 텐트를 치려는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며 “이런 행보가 중도층 표심에서 멀어지는 건 아닐까 싶다. 자통당도 12·3 비상계엄과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에 책임이 있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국민의힘 출신 허은아 전 개혁신당 대표, 김용남 전 정책위의장 등이 더불어민주당 이 후보를 지지하면서 보수권의 균열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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