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산림과학원 “산불피해 최소화 임도 확충·숲가꾸기 사업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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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관 국립산림과학원장이 30일 정부대전청사에서 '산불 조기 진화와 예방을 위한 임도와 숲가꾸기 효과'를 발표했다.

산불 조기 진화와 예방을 위해 임도를 늘리고 숲가꾸기 사업을 확대해야 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국립산림과학원은 30일 정부대전청사에서 '산불 조기 진화와 예방을 위한 임도와 숲가꾸기 효과'를 발표했다.

임도는 산불 발생 시 진화 인력과 장비가 현장에 신속 접근할 수 있는 핵심 인프라다. 진화 공간과 취수장 등 현장 대응 요소가 확보돼 있어 야간 진화 작업도 효과적이다.

산림과학원 실측 결과 임도 시설은 풍향과 풍속에 유의미한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도가 산불 확산 시 바람길 역할을 해 피해를 키운다는 주장을 반박하는 결과다.

실제 산림과학원이 지난해 4월부터 경북 울진군과 강원 고성군에서 임도 시설과 바람의 상호관계 모니터링을 실시한 결과 산림 내 지형 및 미세기후로 인해 임도와 상관없이 다양한 풍향 특성을 나타냈다.

또 두 지역 산림 내와 임도의 풍속을 비교한 결과 임도 여부가 풍속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울진에서 봄철 풍속은 산림 내 평균 0.44m/s, 임도 평균 0.18~0.30m/s이로 조사됐다. 가을철 풍속은 산림 내 평균 0.63m/s, 임도평균 0.39~0.60m/s으로 산림 내가 오히려 빠른 풍속을 기록했다.

반면 고성에서 봄철 풍속은 산림 내 평균 0.05m/s, 임도 평균 0.10~0.22m/s으로 임도에서 빠른 풍속을 나타냈다.

산림과학원은 산림 내와 임도의 풍속 차이는 지형이나 기후에 영향을 받아 결과가 다른 만큼 임도와 상관성이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임도가 있는 경우 2㎞ 진입에 차량으로 4분이 소요되는 반면 임도가 없는 경우 도보로 48분이 걸려 진입 시간만 12배 차이가 났다.

무거운 진화 장비 수송과 야간 진화 작업 등에도 임도 유무에 따라 최대 5배 이상 차이를 보였다.

임업 선진국인 미국, 일본, 오스트리아는 산불 대응 전략 수립을 통해 임도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핀란드는 체계적인 임도망을 통해 산불 피해 면적을 건당 0.4㏊로 낮췄고, 미국 지리정보과학센터(GIScCE)는 임도 밀도가 낮은 지역에서 대형 산불이 발생한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숲가꾸기는 산림 내 가연성 물질을 줄여 산불 대형화를 예방하고, 낙엽 분해를 촉진해 산불 위험을 낮춘다. 헬기 진화 시 물이 지표면에 잘 닿도록 해 산불 진화 효율을 높인다.

산림과학원이 실시한 산불확산 모의 실험 결과에 따르면 소나무림을 대상으로 솎아베기 등 숲가꾸기를 실시할 경우 가연성 물질 저감 효과로 산불 수관화 피해율이 약 43%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산불이 발생한 미국 서부 침엽수림 지역도 효율적 산불 연료 저감 방안으로 솎아베기와 하층식생에 대한 처방화입(prescribedfire)을 동시 실시할 것을 권장하고 있으며, 해당 방법을 통해 산불 위험도가 72% 감소했다.

김용관 산림과학원장은 “임도와 숲가꾸기는 산불 대응을 위한 핵심 전략”이라며 “앞으로도 과학적 연구와 현장 중심 기술 개발을 통해 산불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산불 대응 체계 마련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양승민 기자 sm104y@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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