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원장 오상록)이 차세대 에너지 저장 장치로 주목받는 고성능 슈퍼커패시터의 고출력·고용량 두마리 토끼를 잡았다.
KIST는 구본철·김서균 탄소융합소재연구센터 박사팀과 박원철 서울대 교수팀이 이같은 성과를 거뒀다고 30일 밝혔다.
단일벽 탄소나노튜브(CNT)와 전도성 고분자 폴리아닐린(PANI)을 복합한 혁신 섬유 구조를 활용, 기존 슈퍼커패시터 한계를 극복했다.
슈퍼커패시터는 빠른 충전과 고전력 밀도를 자랑하며, 수만 회 충·방전 사이클에도 성능 저하가 적다. 다만 상대적으로 낮은 에너지 밀도 탓에 장시간 사용에 제약이 있다. 전기차·드론 분야 활용이 어렵다.
연구진은 전도성이 뛰어난 단일벽 CNT, 가공성·저비용이 강점인 고분자 PANI를 나노 수준에서 균일하게 화학 결합했다. 이로써 전자·이온 흐름을 동시에 향상시키는 정교한 섬유 구조체를 제작, 더 많은 에너지를 저장하면서도 빠른 속도로 방출할 수 있는 슈퍼커패시터를 개발했다.
개발한 슈퍼커패시터는 10만 회 이상 충·방전 테스트에서도 성능이 안정적이며, 고전압 환경에서도 내구성이 뛰어났다.
기존 배터리 시스템을 대체·보완하는 형태로 활용할 수 있다. 전기차에 적용할 경우, 급속 충전과 더불어 효율적인 전력 공급이 가능해져 주행 거리와 성능 모두 향상시킬 수 있다.
드론·로봇 등 분야에서도 운용 시간 증가, 안정성 강화 등 효과가 기대된다. 또 개발한 복합 섬유(CNT-PANI)는 유연해 휘거나 접을 수 있다. 웨어러블 기기 등 차세대 전자 소자에 적용 가능하다.
이번 연구의 또 다른 큰 성과는 생산비 절감 및 대량 생산 가능성 확보다. 저가인 PANI와의 복합화 기술 덕이다. 나아가 간단하게 대량생산이 가능한 공정 기반도 마련했다. 필름 형태 구조체 개발도 성공해 상용화를 한층 앞당겼다.
연구 성과는 'Composites Part B: Engineering' 최신호에 게재됐으며, 국내·미국 특허출원도 마쳤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