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밈코인 “가장 많이 산 고객에게 대통령과의 만찬 기회를”

발표 당일 가격 58% 이상 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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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UMP를 가장 많이 구매한 220명에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비공개 만찬 기회를 준다고 홍보하고 있는 페이지. 사진=$TRUMP 홈페이지 캡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일가가 취임 직전 출시한 가상화폐 '$TRUMP'가 대통령과의 '비공개 만찬'을 즐길 수 있다고 홍보해 가격이 급등했다.

23일(현지 시각) 미국 CBS 뉴스 등에 따르면 밈코인 $TRUMP는 홍보 웹사이트를 통해 “세계에서 가장 특별한 초대다. 트럼프 대통령에 $TRUMP 코인을 얼마나 보유하고 있는지 말하라”며 이벤트를 예고했다.

$TRUMP 측에 따르면 코인을 가장 많이 구매한 220명에게는 내달 22일 트럼프 대통령이 소유한 버지니아 골프장의 초대장이 발송된다. 여기서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비공개 만찬을 가지고 백악관 투어에도 참가할 수 있다.

보유량은 4월 23일부터 5월 12일까지의 평균 보유량을 기준으로 한다. $TRUMP 측은 “더 많이, 더 오래 보유할수록 순위가 높아진다”고 했다.

저녁 식사 초대 소식이 알려지면서 최근 하락세를 이어오던 $TRUMP 가격은 급등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전 출시한 밈코인 $TRUMP는 취임 전날인 1월 19일 75.35달러까지 치솟았으나 최근 폭락으로 고점 대비 88% 빠졌다.

비공개 만찬 이벤트 소식에 전날 5.32달러에 거래되던 $TRUMP 코인은 단숨에 58% 급등해 14.32달러를 기록했지만 고점의 5분의 1밖에 되지 않는 가격이다. 한국 시각으로 24일 오전 9시 55분에는 이보다 떨어져 12.83달러에 거래됐다.

바이든 행정부에서 미 증권감독원(SEC) 암호 화폐 정책을 담당했던 코리 프레이어는 “놀랍다. 그들은 페이투플레이(pay-to-play; 금전적 기부로 정치적 의사 결정에 간접 개입하거나 영향력을 행사하는 관행) 방식을 밝히고 있다”고 비판했다.

빅토리아 하네만 크레이튼 대학교 법학교수는 “대통령직을 이용해 이익을 얻으려 한다는 우려를 불러 일으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올해 초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온라인 농담이나 유명인을 마스코트로 한 '밈 코인'은 감독 대상이 아니라고 발표해 논란이 일었다. 암호화폐 회의론자들은 “만연한 사기 행각으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한 조치”라고 우려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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