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전자가 인도법인 기업공개(IPO) 속도 조절을 검토하고 있다. 글로벌 증시 불안정으로 인도 현지 증시 불안정성이 커지면서 제대로 된 기업가치를 받지 못하는 상황을 감안한 조치다.
23일 외신과 LG전자에 따르면 최근 인도법인 상장을 위한 상장예비심사청구서 수정본(UDRHP) 작성을 마무리하고 제출 시점을 검토하고 있다.
UDRHP는 인도증권거래위원회가 LG전자 상장예비심사청구서(DRHP)에 회신한 최종 검토의견에 대한 보충 서류다. UDRHP를 제출한 후에는 증권신고서 제출, 수요 예측 등 IPO 막바지 절차를 거치게 된다.
LG전자는 지난달 13일 인도증권거래위원회로부터 상장 예비승인을 받았다.
그동안 LG전자 안팎에서는 서류 심사와 수요 예측 등 일련의 과정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내달 중에는 인도법인 IPO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해왔다. 그러나 최근 미국 정부의 국가 상호관세 등으로 글로벌 증시 불안정성이 커지면서 인도 증시도 악영향을 받자 기류가 바뀌었다.
이로 인해 증시가 좀 더 안정돼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는 시기를 다시 검토해야 한다는 내부 의견이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장 시급하게 투자금을 조달해야 하는 상황이 아니라면 IPO를 강행할 이유가 없다는 판단도 깔렸다.
목표치를 하회하는 기업가치를 받게 될 경우 IPO를 하더라도 이후 적정 주가를 형성하기까지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드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LG전자 관계자는 “인도법인 IPO 시점을 목표하지 않았고 글로벌 증시과 경기 상황 등을 고려해 최종 상장 시기 등을 결정하게 될 것”이라며 “현재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LG전자는 인도 현지 가전 1위 브랜드로 평가받는다. 현지 외신들은 LG전자가 인도법인 기업가치를 130억달러(약 18조원)로 평가받아 최대 15억달러(약 2조1400억원)를 조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LG전자 인도법인은 지난해 매출 3조7910억원, 순이익 3318억원을 거둬 전년 대비 각각 14.8%, 43.4% 성장했다.
배옥진 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