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나라 성인 문해력·수리력·문제해결 능력이 OECD 평균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성인 역량 교육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교육 전문가들은 직업 능력 재교육 프로그램, 평생 학습 시스템 등을 도입해 성인의 기초역량을 끌어올려 국가경쟁력을 높여 나가야 한다고 조언한다.
2024년 OECD 국제성인역량조사(PIAAC)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의 문해력(Literacy), 수리력(Numeracy), 적응적 문제해결 능력(Adaptive Problem Solving)의 평균 점수는 각각 249점, 253점, 238점으로, 3개 분야 모두 OECD 평균 점수(각 260점, 263점, 251점)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PIAAC은 만 16세부터 65세까지 성인의 문해력, 수리력 적응적 문제해결 능력 등 3대 영역의 기초역량을 평가하는 대규모 국제조사로 10년 주기로 진행한다. 이번 조사는 2022년부터 2023년까지 진행됐으며 총 31개국 성인 약 16만 명이 참여했다. 한국은 성인 6198명이 조사에 응했다.
이번 조사에서 가장 높은 평가를 받은 국가는 핀란드로 문해력(296점), 수리력(294점), 적응적 문제해결 능력(276점)을 기록했다. 이어 일본, 스웨덴, 노르웨이, 네덜란드가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OECD는 대다수 국가에서 성인 문해력과 수리 능력이 감소한 현상의 원인을 대학 졸업생의 문해력이 감소했기 때문으로 분석한다. 교육 전문가들은 한국 사회에서 평생학습, 성인역량에 관한 관심이 낮은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한다. 평생학습과 평생교육에 집중한 교육 시스템의 변화가 필요한 이유다.
임용균 한국이러닝협회장은 “한국은 중·고등학생 대상 국제 학업성취도 평가(PISA)에서 상위권에 있지만,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교육역량이 낮아지고 있다”면서 “국가경쟁력 측면에서도 국가적 관심과 투자를 통해 성인역량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학력 불일치 조사 결과, 우리나라 성인 중 실제 학력 대비 일자리 요구 학력 수준이 적정한 정도인 '학력 적정'(65%), '학력 과잉'(31.3%), '학력 부족'(3.7%) 등으로 나타났다. 스킬 불일치 조사에서는 '스킬 적정'(65.1%), '스킬 과잉'(23.9%), '스킬 부족'(11%)이었다.
OECD는 우리나라가 고학력 성인의 비율이 높다는 점, 조사 대상 성인의 70% 이상이 조사에 응한 점 등을 고려할 때 성인 교육 정책을 개선하면 상위권으로 복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와 함께 인터넷 보급률과 디지털 학습 플랫폼의 잠재력을 기반으로 성인의 디지털 역량을 더욱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대학이 성인학습자의 평생 교육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강대중 서울대 사범대 교육학과 교수(대학성인학습자연구교류협의회장)는 “현재 시행되고 있는 평생교육진흥기본계획안은 대학을 평생학습의 플랫폼으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며 “이를 위해 정부가 다양한 정책을 검토해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마송은 기자 runni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