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미디어는 레거시 미디어를 넘어서는 혁신을 일으켰고, 커머스까지 흡수하고 있습니다. 유통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는 것이죠”
'와이어드컴퍼니'는 지난 2018년부터 크리에이터와 브랜드를 연결해 새 시장을 열고 있다. 황봄님 와이어드컴퍼니 대표는 2006년 로레알코리아에서 프로덕트 매니저로 커리어를 시작해 샤넬코리아 등에서 10년 이상 유명인을 활용한 마케팅 경력을 쌓았다. 그는 '콘텐츠 커머스' 시장의 가능성을 알아보고 창업을 결심했다.
황 대표는 “블로그가 막 시작되고 인기를 끌던 2007년경 파워블로그 운영자와 함께 브랜드를 성장시키면서 매달 2배씩 키워내는 데 성공한 기억이 있다”면서 “소비자와 소통하는 매체가 계속해서 변화하는 것을 확인하고, 크리에이터 커머스 성공사례를 만들고자 창업했다”고 말했다.

와이어드컴퍼니는 콘텐츠와 커머스를 진정성있게 결합하는 전략으로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기성 상품을 소개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시청자와 크리에이터의 소통에 주목해 상품에 반영한다. 제품 기획 단계부터 개발, 브랜딩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을 크리에이터의 콘텐츠로 투명하게 공개하고 시청자와 소통한다. 크리에이터가 가진 '밈'(meme)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상품을 개발해 구독자 관심을 자연스레 유도하기도 한다.
황 대표는 데이터 분석에 특히 힘을 쏟고 있다. 카이스트와 협력해 크리에이터 세일즈 데이터 알고리즘을 구축하고, 이를 활용해 크리에이터와 상품의 궁합, 예상 고객 참여도 등을 계산해 사업에 적용한다. 관련 특허도 3건이나 취득할 정도로 기술력이 우수하다.
크리에이터 '여수언니'와 협업할 때는 크리에이터 관련 댓글 4만5000여개를 전부 분석했다. 여수언니와 궁합이 좋은 상품으로 '약과'를, 시청자에게 전달할 핵심 키워드로는 행복, 위로, 에너지, 언니 등을 선정했다. 이를 종합한 디저트 브랜드 '봄날엔'은 첫 출시에 200만명이 몰렸다. 2023년 한해 약과 단일 품목 매출을 40억원 가까이 기록할 정도로 주목받았다.
와이어드컴퍼니는 콘텐츠 커머스 형식 변화에도 초점을 맞췄다. 크리에이터의 일상에서 시청자와 자연스럽게 소통하는 콘텐츠가 훨씬 더 높은 반응을 이끌어 낼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크리에이터는 카페24 플랫폼을 통한 '유튜브 쇼핑' 기능으로 자신의 채널과 콘텐츠에서 상품을 자연스럽게 노출하고 손쉽게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창구를 안내해 사업 효율성을 끌어올릴 수 있다.
와이어드컴퍼니는 해외 시장에 눈을 돌리고 있다. 이미 전체 매출 가운데 10~15%ㄱ 해외에서 발생하는 '봄날엔' 브랜드로 K-디저트를 선보일 계획이다. 현재 판매중인 약과, 크림떡, 요거꿀떡에 이어 여성들이 선호하는 요거트나 초콜릿 활용 디저트 라인업을 확충할 계획이다.
황 대표는 “크리에이터의 인기 때문만이 아니라 제품력을 보고 해외 바이어로부터 연락이 오는 사례가 많다”면서 “봄날엔 브랜드를 세계 누구에게나 '소확행'을 전하는 브랜드로 성장시키고, 작은 행복을 전하는 디저트 브랜드로 성장시키고 싶다”고 말했다.
윤희석 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