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분수대서 출마 선언…“국민이 주인인 나라 만들겠다”
尹 정부 계승·개헌 제안·중산층 성장 강조하며 차별화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10일 '자유민주주의' '중산층' '미래 성장' '실용' 등을 핵심 가치로 내세우고 “시대를 바꾸는 대통령”이 될 것이라며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또 12·3 비상계엄 사태에서 자신의 '정치적 무결성'을 강조하면서,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이길 수 있는 유일한 주자임을 강조했다. 윤석열 정부 성과를 계승하면서도 “구시대 정치를 끝내겠다”며 차별화된 개혁 의지도 드러냈다.
한 전 대표는 이날 국회 본관 분수대 앞에서 열린 출마 선언식에서 “정치교체, 세대교체, 시대교체를 이루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자리에는 조경태·송석준·배현진·서범수·박정하·고동진·안상훈·김예지·김소희·정성국·박정훈·김상욱·한지아·우재준·정연욱·진종오·김건 의원 등이 함께 했다. 현장에는 지지자 수백 명이 몰려 한 전 대표의 등판을 환영했다.
한 전 대표는 이번 대선 시대정신으로 '구태정치 탈피'와 '기성세대로부터의 시대교체'를 꼽았다. 그는 “국정의 한 축인 여당을 이끌었던 사람으로서 국민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비상계엄과 30번의 탄핵은, 헌정 질서를 무너뜨렸다”고 말했다. 그는 세대교체 필요성을 거론하며 '록의 배신자'에서 '문화 대통령'으로 거듭난 가수 서태지씨의 사례를 언급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번 대선을 '전쟁'이라고 규정한 그는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싸움”이라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정면 대결 구도를 부각했다. 그는 “이런 결정적 시기에 위험한 사람이 대통령이 되고 괴물정권이 탄생해 나라를 망치는 것은 막아야 한다”며 “그날의 비상계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 겁이 나서 숲에 숨은 이재명 대표보다 제일 먼저 국회로 향한 저 한동훈이 맞서야 한다. 그래야 이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헌법재판소가 윤 대통령 탄핵을 인용한 결정문을 언급하며 “헌재는 사실상 이재명 민주당도 탄핵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당심을 의식한 듯 윤 전 대통령을 겨냥한 비판은 자제했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의 모든 정책들이 저평가받아서는 안 된다”며 “추진하려던 좋은 정책들은 더 발전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원전 생태계 복원', '자유진영 외교' 등을 계승하겠다고 밝혔다.
경제정책 분야에선 '미래와 성장'을 핵심 아젠다로 내세웠다. 한 전 대표는 “경제전쟁의 시대에는 과거처럼 작은 정부가 아니라, 유능하고 강한 정부가 필요하다”며 “'AI 3대 강국', '초격차 5대 산업' 육성을 중심으로 미래성장 2개년 계획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 AI, 반도체, 로봇, 바이오, 에너지 등 5대 핵심 산업에 대한 투자 확대도 공약했다.
특히 국민소득 4만 달러, 중산층 비중 70% 시대 개막을 목표로, 근로소득세 인하와 물가 안정, 실소득 제고 등을 핵심 정책으로 내걸었다. 구체적으로는 '미래전략부' 신설, '한평생 복지계좌' 도입 등을 통해 경제활력과 복지 효율성을 동시에 높이겠다고 밝혔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