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팬스타그룹이 국내 최초로 자체 건조한 럭셔리 크루즈페리 '팬스타 미라클호'의 명명식을 9일 부산시 영도구 대선조선에서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김현겸 팬스타그룹 회장을 비롯한 그룹 임원진, 권민철 대선조선 대표와 관계자, 프랑스 BV선급 한국 대표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명명식은 강진명 여사(김현겸 회장의 부인)가 선박의 '대모(God mother)'로서 신조 선박의 이름을 '팬스타 미라클'로 선언하고, 가림막이 걷히며 선명(船名)이 공개됐다. 이어 강 여사와 김미애 국회의원, 조현민 한진 대표가 차례로 샴페인을 매단 줄을 도끼로 잘라 선박에 깨뜨리는 샴페인 브레이킹 의식을 진행했다.
명명식 이후 처음으로 공개된 팬스타 미라클호는 2021년 6월 개념설계를 시작으로 약 4년간의 개발 과정을 거쳐 완성됐다. 총톤수 2만2000톤, 길이 171m, 폭 25.4m 규모로, 최대 승객 355명을 수용할 수 있는 102개 객실과 20피트 컨테이너 약 250개를 적재할 수 있는 화물 공간을 갖췄다.

미라클호는 연료 소모와 배출가스를 줄인 친환경 하이브리드 엔진을 탑재해 기존 팬스타드림호보다 부산~오사카 항로 운항시간을 2시간 이상 단축할 수 있다. 파랑 속에서도 선체의 안정을 돕는 핀스테빌라이저와 긴급 상황 시 가까운 항구로 귀환할 수 있도록 하는 SRtP(Safety Return to Port) 시스템 등 첨단 안전장치도 적용됐다.
선내에는 발코니 객실, 야외 수영장, 조깅트랙, 잔디정원, 사우나, 테라피룸, GX룸, VIP 라운지, 카지노 게임 바 등 5성급 호텔 수준의 다양한 편의시설이 마련됐다. 감염병 대응을 위한 고주파 공기 살균 시스템과 객실 개별 온도 조절 장치, 고속 위성 와이파이도 탑재돼 워케이션 환경도 조성됐다.
또한, 선상에서는 뮤지컬, 음악 연주, 문화 강좌 등 20여 가지의 공연·체험 콘텐츠가 운영되며, 동·서양의 다양한 요리를 즐길 수 있는 뷔페 및 정찬 레스토랑도 준비됐다.

팬스타그룹은 팬스타 미라클호를 부산~오사카 간 정기 항로 외에도 일본, 대만, 중국 등을 기항하는 3박4일 비정기 국제 크루즈 운항에도 투입할 계획이다. 미라클호는 오는 13일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에서 일본 오사카를 향해 첫 항해에 나선다.
김현겸 팬스타그룹 회장은 “미라클호는 국내 자본과 기술로 만든 최초의 크루즈 여객선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단순한 운송수단을 넘어 선상에서의 삶 자체가 여행이 되는 새로운 크루즈 패러다임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희 기자 jha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