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마블 '게임박물관', 어린 시절 추억 넘어 문화적 가치 재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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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마블게임박물관에 전시된 다양한 초창기 게임 콘솔 기기

입구에 들어서자 3개 벽면을 둘러싸듯 길게 이어진 대형 스크린에 거대한 괴물이 관람객을 집어삼킬 듯 입을 벌리며 무섭게 다가온다. 곧 '나 혼자만 레벨업'의 주인공 성진우가 나타나 괴물을 멈춰세우고 손을 흔들며 반갑게 인사하며 묻는다. '게임 역사의 여정을 함께 떠나보시겠습니까?'

넷마블이 서울 구로구 지타워 3층에 마련한 '넷마블게임박물관'은 첫 입장부터 게임 속 세상으로 관람객을 초대한다. 자칫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는 역사 이야기를 게임 속 퀘스트를 즐기는 것처럼 재미있게 구성했다. 석기 시대부터 이어져온 놀이 문화 발전에 흥미를 갖고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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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마블게임박물관 '보이는 수장고'

본격적인 박물관 관람은 3분 가량의 영상을 시청하고 난 뒤 전시관에서 시작된다. 최초의 컴퓨터 게임 '테니스포투'부터 닌텐도 '패밀리컴퓨터'까지 초창기 게임 콘솔 기기와 PC 등을 만나볼 수 있다. '보이는 수장고' 형식으로 전시물 뒷면까지 볼 수 있도록 세심하게 구성한 점이 돋보였다.

지금은 구하기 어렵고 희귀한 추억의 물건들이지만, 여러 기증자들의 도움으로 한 곳에 모일 수 있게 됐다. 2022년부터 시민과 사내 기증으로 확보한 700여점을 포함해 다양한 시대별 게임 콘솔 기기 300여점, 게임 소프트웨어 1300여점, 주변 기기 및 기타 소장품 등 2100여점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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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마블게임박물관 '소장품 인벤토리'

방대한 소장품 목록은 대형 터치 스크린에 게임 '인벤토리'처럼 만들어 관심 있는 이미지를 누르면 보다 상세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벽면 곳곳에는 음성 안내를 들을 수 있는 QR코드도 배치했다. 넥슨 '바람의 나라'나 엔씨소프트 '리니지' 등 타사 게임도 함께 전시된 점이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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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마블게임박물관 '보이는 수장고'

상설 전시 공간 다음은 게임을 만드는 과정을 알아볼 수 있는 체험형 전시관 '게임 세상'으로 이어진다. 사운드, 그래픽, 기획 등 분야별로 실제 넷마블에 근무하는 개발자의 책상을 재현해 생생한 현장감을 느낄 수 있다. 옆에 마련된 키오스크에서는 관람객이 선택지를 고르면 가장 성향이 잘 맞는 게임 관련 직업을 찾아 영수증 형태로 출력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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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마블게임박물관 '게임 세상'

'게임 문화' 공간에서는 다양한 게임 서적과 디지털 자료들을 열람할 수 있다. '플레이 컬렉션'에서는 고전 아케이드, 콘솔, PC게임을 직접 즐겨보는 것도 가능하다.

넷마블게임박물관 첫 기획 전시는 '프레스 스타트, 한국 PC 게임 스테이지'다. 한국 PC 게임의 역사를 키워드와 시간순으로 돌아보며 그 시절의 게임들이 오늘날 한국 사회를 어떻게 변화시켰는지 게임이 가진 영향력을 조명했다. 국내 최초 PC 한글 롤플레잉 게임으로 알려진 '신검의 전설'의 후속작 '신검의 전설2' 진본 패키지를 비롯해 창세기전, 레이디안, 하얀마음 백구 등 추억 속 국산 명작이 전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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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철 넷마블문화재단 대표

김성철 넷마블문화재단 대표는 “게임박물관을 통해 어른들에게는 추억을 선사하고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겐 색다른 재미를 줘 게임의 가치를 더 높이는 데 기여하고자 한다”며 “앞으로 더 나은 공간이 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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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마블게임박물관에 전시된 국산 PC 게임들

박정은 기자 jepar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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