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달의민족 선불충전금 규모가 7분기 연속 꾸준히 증가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선불충전금은 '록인효과'를 유발하는 중요 수단이다. 무료 배달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선불충전금의 성장세에도 업계 이목이 쏠리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배민의 선불충전금 규모는 359억원 수준을 돌파했다. 이는 역대 최고 수준으로 쿠팡이츠와의 경쟁 속에서도 배민의 건재함이 드러나는 부분이다.
선불충전금이란 배민페이머니와 배민선물하기를 통해 이용자가 충전을 해놓았으나 아직 사용하지 않은 금액을 의미한다. 단순 결제 수단을 넘어 록인 효과를 유발, 고객 충성도를 높이고 플랫폼 내 소비를 유도하는 중요한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다.
배민선물하기 상품권의 경우 전분기 225억4800만원에서 올해 1분기 239억3200만원으로 증가했으며, 배민페이머니 잔액은 동기간 117억5700만원에서 120억3100만원으로 늘었다. 배민은 설 연휴, 새학기 등 시기적 요인과 배민상품권을 통해 식사를 챙겨주려는 선물 문화가 자리잡은 영향으로 분석했다.
다만 선불충전금 증가율은 전년 4분기 대비 올해 1분기 4.3%로 집계됐다. 지난해 4분기 전분기 대비 17.4%가량 증가한 것에 비해 못미치는 수준이다. 이는 지난해 쿠팡이츠와의 경쟁에서 주도권을 일부 내줬기 때문으로 보인다.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올해 1월기준 쿠팡이츠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1002만명으로 전년 대비 81% 증가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반면 같은 기간 배민의 MAU는 2245만명에서 2261만명으로 16만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카드 결제 금액 점유율에서도 쿠팡이츠는 2024년 초 18.4%에서 연말 35.3%로 급성장한 반면, 배민은 같은 기간 71.1%에서 57.6%로 감소했다.
배달 업계는 쿠팡이츠가 배민의 서비스를 근시일 내 따라잡을 수 있다고 전망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쿠팡이츠가 현재 강남이나 서초에서 배민의 주문 수를 이미 역전했다”며 “쿠팡이츠가 서비스 공백 지역까지 서비스를 확대할 경우 막대한 자본력이나 마케팅으로 2년 내 배민의 전체 콜수를 따라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배민 관계자는 “향후 푸드 부문에서 배달 품질 향상, 고객 할인·제휴처 확대를 통한 구독제 강화, 픽업 주문 및 커머스 마케팅 투자 등을 통해 고객 가치를 극대화해 나갈 것”이라며 “커머스 부문 또한 서비스 지역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손지혜 기자 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