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LAND2 : N/a’의 데뷔조 팀명이 이즈나(izna)로 결정됐다는 소식을 듣고 든 생각은 ‘혹시 키즈나(きずな - 흔히 ‘인연’이라고 번역되며, ‘강력하게 결속돼 뗄 수 없는 관계’를 의미)에서 따온 건가?’였다.
만약 그렇다면 ‘이즈나와 나야(naya, 팬덤명)는 강력하게 결속돼 뗄 수 없는 관계’라는 의미 부여가 가능했기에 꽤 그럴싸한 가설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던 차에 이즈나와의 인터뷰가 잡혔고, 마침 맞은편에는 일본인 멤버 마이와 코코가 앉아 있었다.
이에 슬쩍 ‘이즈나는 키즈나에서 따온 팀명인가?’라고 물었고, 마이는 상큼한 미소와 함께 “아니요. 그건 아니에요”라는 답변을 들려주었다.
그렇게 혼자서 ‘와! 기가 막히다!’라고 생각했던 가설이 순식간에 박살 나면서 이날의 인터뷰가 시작됐다.
이즈나의 첫 번째 디지털 싱글이자 첫 컴백곡인 ‘SIGN(사인)’은 이번에도 프로듀서 테디를 필두로 더블랙레이블의 프로듀서가 의기투합해 완성한 곡이다.
단, 전작의 타이틀곡 ‘IZNA’가 힙하고 감각적인 스타일의 힙합 장르였다면, 이번 ‘SIGN’은 좀 더 멜로디컬하고 한결 부드러운 댄스 장르라는 차이가 있다.
또 그만큼 이번 ‘SIGN’은 ‘오히려 이 곡이 데뷔곡이었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한층 친숙하고 대중적인 멜로디와 사운드를 들려준다.
이에 이즈나 멤버들에게 “‘SIGN’이 데뷔곡이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나?”라고 직접적으로 물어보기도 했지만, 예상대로 이들은 어색한 웃음만 지을 뿐 대답을 하지는 못했다.
그래도 이즈나 멤버들도 ‘SIGN’이 아주 마음에 든 것은 확실해 보였다.
유사랑은 “데뷔곡과 완전히 다른 느낌이라, (이런 스타일의 곡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곡을 듣자마자 활동이 너무 기대됐다. 처음 딱 듣고 계속 듣고 싶을 정도로 너무 좋았다. 특히 우리의 목소리, 음색을 많이 들려줄 수 있을 것 같았다. 데뷔 때 ‘퍼포먼스 장인’이라는 수식어를 들었는데, 이번에는 퍼포먼스와 함께 ‘음색 퀸’이라는 말도 듣고 싶다. 듣는 사람도 그런 부분을 잘 들어주면 좋겠다”라고 말하며 흡족함을 보였다.
최정은도 “데뷔 앨범 이후 처음 나온 곡이라서 기대했는데, 아련하면서도 파워풀한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아서 너무 좋았다. 팬들도 매우 좋아할 것 같다”라고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프로듀서 테디를 향한 믿음도 여전했다. 마이는 “테디는 존재 자체만으로 우리에게 좋은 부담감을 준다. 물론 같이 작업할 수 있어서 더 영광이지만, 그 존재 자체도 큰 영향을 준다”라고 무한한 신뢰를 보냈다.
이어 유사랑은 “우리가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게 테디 프로듀서가 조언을 많이 해줬다. 이번 곡을 작업하면서 감정 표현을 많이 알려줘 감정에 몰입할 수 있었다. ‘SIGN’이 사랑과 설렘의 감정이 많이 들어간 곡이라, 무대와 꿈을 향한 우리의 사랑과 설렘의 감정을 곡에 많이 담았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테디가 수장으로 있는 더블랙레이블에는 비슷한 시기에 데뷔한 미야오(MEOVV)가 소속돼 있는 덕분에 어쩔 수 없이 이즈나와 비교의 대상이 되는 경우가 있기도 하다.
이와 관련해 마이는 “우리만의 색깔, 강점이 무엇인지 멤버와 같이 이야기하면서 찾아가고 있다. 특히 이번 ‘SIGN’에서 그런 모습을 더 잘 보여줄수 있을 거로 생각한다. 누군가와 경쟁이 아니라 각각의 색과 매력을 잘 보여주려고 한다”라고 의연한 모습을 보였다.
유사랑 역시 “미야오 선배와 같이 언급되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영광이다. 각자의 색을 찾기 위해 더 열심히 노력하겠다”라고 덧붙였다.
더불어 이즈나와 테디는 언제까지 함께 하는 것인지를 묻자 마이는 “앞으로 계속 같이할 수 있으면 좋겠다”라고 우문현답을 내놓았다.
하루라도 빨리 새로운 곡으로 팬과 만나고 싶은 이즈나지만, 딱 한 가지 아쉬운 점도 있었다. 바로 멤버 윤지윤이 건강상의 이유로 이번 활동에는 함께하지 못하게 된 것이다.
아직까진 윤지윤의 구체적인 복귀 시점이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힌 방지민은 “이즈나 멤버 모두 윤지윤의 컨디션을 최우선으로 생각해서 내린 결정이다. 이번 활동을 함께 하지 못해서 아쉽긴 하지만, 그래서 더 그 빈자리가 안 느껴지도록 연습을 열심히 했다. 우리끼리 각자의 위치에서 응원하면서 기다리겠다고 서로 이야기를 나눴다. 빨리 돌아와서 같이 활동하고 싶다”라고 윤지윤의 빠른 복귀를 기원했다.

신곡 ‘SIGN’에 대한 자신감, 윤지윤의 빈자리를 채우겠다는 각오와 함께 이즈나가 이번 컴백을 기대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성장’이다.
마이는 “‘I-LAND2 : N/a’ 때와 비교하면 보컬과 퍼포먼스가 많이 늘었다. 단적인 예로 데뷔곡 ‘IZNA’의 뮤직비디오를 촬영할 때는 재촬영이 이어지면서 시간이 엄청나게 걸렸는데, 이번에는 촬영 시간이 많이 단축됐다. 그런 걸 보면서 우리 실력이 많이 늘었다고 느꼈다”라고 에피소드를 밝혔다.
또 유사랑은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데뷔해서 많은 사람이 우리의 성장 스토리를 지켜보고 있다. 이번 컴백을 준비하면서도 어떤 식으로 우리의 성장한 모습을 보여줄지 많이 고민했다. 또 그렇게 하기 위해 멤버들과 대화 시간을 많이 늘려 사소한 것까지 의견을 주고받고 있다. 그러면서 더 깊이 친해지고 팀워크도 돈독해졌다”라고 덧붙여 팀워크의 상승도 이루어졌다고 알렸다.
이어 유사랑은 “우리가 퇴근하고 사소한 대화를 많이 나눈다. 서로 연습생 시절 영상도 보여주고, 게임도 하고, 새벽까지 이야기 나누면서 지냈다. 이제는 정말 가족 같은 팀이 됐다. 눈빛만 보면 어떤 생각을 하고 있고, 어떤 감정인지 알 수 있을 정도다”라고 강조했다.
방지민과 최정은도 “무대 위에서 분명 우리의 나아진 팀워크가 보일 것이다. 확실히 더 돈독해진 부분이 있다”라고 고개를 끄덕였다.
게다가 이런 대화의 증가는 또 다른 효과도 가져왔다. 코코는 “솔직히 ‘I-LAND2 : N/a’ 때는 한국어가 좀 부족했는데, 지금은 멤버 덕분에 많이 늘었다. 그때보다는 많이 늘었다”라고 한국어 실력에 자신감을 보였다. (※실제 이날 코코는 직접적으로 말을 많이 하진 않았지만, ‘듣는 것’에는 자신 있다며 인터뷰에서 오간 모든 대화를 다 이해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더 나은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모습은 당연히 칭찬받아야 할 태도지만, 사실 이즈나는 갓 데뷔했을 때도 이미 ‘완성형 걸그룹’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수준 높은 무대를 보여줬다.
그 증거로 이즈나의 첫 번째 미니 앨범 ‘N/a’는 전 세계 14개 국가 아이튠즈 톱 앨범 차트 TOP10 진입을 비롯해 일본 애플 뮤직 케이팝 앨범 랭킹, 라쿠텐뮤직 랭킹 1위에 이름을 올렸고, 미국 그래미 닷컴은 ‘올해 주목해야 할 K팝 루키 여덟 팀(8 Rookie K-Pop Acts To
Watch In 2025)’에 이즈나를 선정하기도 했다.
이 같은 인기와 실력 덕에 많은 곳에서 러브콜이 쏟아진 이즈나지만, 그중에서도 최근 눈길을 끈 무대는 23일 오후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 리그’ KIA 타이거즈와 NC 다이노스의 개막 시리즈 축하 공연이다.
최근 프로야구가 국민 스포츠로 떠오르면서 수많은 인기 스타들도 앞다퉈 야구장을 찾는 가운데, 전년도 우승 팀이자 리그 최고 인기 구단인 KIA 타이거즈의 홈 개막 시리즈 축하 공연을 이즈나가 꿰찬 것이다.
이번 축하공연을 통해 처음으로 야구장을 찾은 이즈나는 앞으로도 프로야구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응원을 약속하기도 했다.
유사랑은 “굉장히 재미있고 영광스러운 자리였다. 사실 야구장을 이번에 처음 가봤다.앞으로 야구에 더 많이 관심을 가지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또 일본인인 마이 역시도 “나도 야구를 잘 몰랐는데, 이번에 KIA 타이거즈를 알게 됐다. 더 관심을 갖고 지켜보려고 한다”라고 KBO리그와 KIA 타이거즈를 응원했다.

모든 예열을 마치고 본격적인 컴백 카운트다운에 돌입한 이즈나는 그 자신감만큼이나 활동 목표와 포부도 컸다.
정세비는 “음악방송 1위를 하고 싶고, 빌보드 1위 목표도 유효하다. 꼭 이루겠다”라고 말했고, 최정은은 “세계 곳곳의 팬을 만나고 싶다”라고 더 글로벌한 활약을 꿈꿨다.
유사랑은 “우리가 ‘MAMA’에서 데뷔 무대를 했는데, 거기서 여러 선배의 무대를 보고 정말 멋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우리끼리 ‘다음에는 꼭 여기서 신인상 받고, 나중에는 대상까지 받자’고 다짐했다. 더 나아가 빌보드와 그래미까지 노리는 그룹이 되겠다”라고 당찬 목표를 밝혔다.
과연 정말로 이를 이룰 수 있을지 없을지는 두고 봐야겠지만, 팬으로서 이즈나를 지켜보는 재미만큼은 확실히 보장된 것 같다.
전자신문인터넷 최현정 기자 (laugardag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