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민주당은 중도보수'라고 언급한 뒤 정치권이 때아닌 이념 논쟁을 벌이고 있다. 이 대표는 국민의힘이 12·3 비상계엄 선포 이후 탄핵소추안 가결로 직무가 정지된 윤석열 대통령을 여전히 옹호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이 대표가 경제·정책 분야에서 오락가락 행보를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 대표는 24일 국회 본청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다시 12월 3일이 오더라도 계엄 해제 의결을 하지 않겠다고 이야기했다. 이것이 극우 아니면 무엇인가”라며 “아주 극소수의 기득권자를 위해서 불법, 부정, 부도덕 행위 감행을 아주 일상적으로 한다. 그런데 이제 수구를 넘어서서 범죄 집단을 지킨다. 내란 수괴를 지킨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앞서 이른바 '민주당은 중도보수'라고 언급한 뒤 대여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이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들어섬에 따라 중도층 지지를 확보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이 윤 대통령과의 관계를 여전히 정리하지 못한 상황에서 국민의힘을 극단적 세력으로 몰아붙이는 방식으로 중도·보수를 공략해 조기 대선 국면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의도다.
이 대표는 “전에 누가 '내란의힘'이라고 누가 주장을 했더니 왜 그런 말을 하냐고 화내던데 이제는 '내란의힘' 이상으로 '극우의힘' 된 것 아닌가. 극우의 힘으로 어떻게 이 나라 국정을 책임지겠나”고 지적했다.

반면에 국민의힘도 반격에 나섰다. 최근 이 대표가 촉발한 이념 논쟁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취지다.
권 비대위원장은 같은 날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이 대표가) 친기업 보수정치인 코스프레를 하고 있다. 국민 편을 갈라 표를 챙기고 세금을 살포해 표를 사는 것이 민주당의 오랜 전통”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반도체 R&D(연구·개발) 주 52시간 노동 예외 적용과 노란봉투법 재추진을 지적했다. 권 위원장은 “기업 성장이 경제 성장의 전부라면서 몰아서 일하는 것을 왜 못하게 하냐는 문제 제기엔 말이 없다”면서 “기업을 살린다면서 기업을 다 죽이는 노란봉투법을 또다시 들이밀었다. 근로소득자에 대한 감세를 언급하면서 동시에 전 국민에게 25만원 현금 살포를 하겠다고 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오락가락하는 이 대표는 더욱 위험하다. 기존 민주당이 역주행 수준이었다면 이 대표는 역주행에 난폭운전, 음주운전까지 더해 도로를 온통 난장판으로 만들고 있다”며 “진심으로 경제를 살릴 생각이라면 시급한 민생 법안 처리부터 정부·여당과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기창 기자 mobydic@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