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엔터 산업적 기준점을 보다 명확하게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또한 인공지능의 접목으로 콘텐츠는 물론 산업적인 시선도 넓혔으면 한다” 25년차 국내 엔터 전문가 황규완 더메르센 대표가 국내 엔터산업을 향한 의견을 이같이 밝혔다.
최근 황규완 더메르센 대표와 인터뷰를 가졌다. 황규완 대표는 2000년 월드뮤직에서 컨츄리꼬꼬를 시작으로 엔터테인먼트 업계에 발을 디딘 이후, 팬엔터테인먼트와 YG엔터테인먼트 등 여러 기획사를 거쳤으며 최근까지 피네이션의 부사장을 역임했다. 싸이, 김장훈, 이정현, 현아, 크러쉬, 헤이즈 등 국내 정상급 아티스트들의 활동을 매니지먼트하며 폭넓은 현장 경험을 쌓아왔다.
또한 2010년 '더메르센' 창업과 함께 싸이, 비, 제시, 태양, 나인우 등 수많은 아티스트의 옴니버스 공연 및 각종 해외페스티벌, 연세대 아카라카 등 대학가 무대나 브랜드 축제 등 음악행사는 물론 브랜드론칭, 공기관 프로젝트까지 연간 50개 안팎의 콘서트와 500개 규모의 에이전시 계약들을 주최하거나 주선해왔다. 최근에는 갓세븐 제이비(JAY B) 등 매니지먼트를 비롯해 포토시그니처 IP비즈니스 사업은 물론 인공지능(AI) 기반의 맞춤형 엔터플랫폼 개발까지 폭넓은 행보를 펼치고 있다.

황 대표는 인터뷰를 통해 매니지먼트를 기초로 한 국내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흐름과 추이를 돌이켜보며, 산업군의 새로운 혁신을 이야기했다.
아티스트부터 기업, 대학까지···폭넓은 네트워크의 비결은?
더메르센이 다양한 분야와 협력할 수 있는 이유는 오랜 기간 쌓아온 네트워크 덕분이다. 황 대표는 2001년부터 싸이의 매니지먼트를 맡으며 수많은 행사 제안을 받았고, 이를 통해 업계 주요 인사들과 자연스럽게 인맥을 형성했다.
특히, 단순한 행사 기획이 아니라 현지 공연 환경에 맞춘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면서 업계에서 신뢰를 쌓았다. 행사 기획 과정에서 특정 아티스트뿐만 아니라 여러 가수를 추천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네트워크가 확장됐고, 숙박, 공연장 환경, 음향 등과 관련된 관계자들과의 접점도 늘어났다.

황규완 대표는 “소통을 요청하는 분들이 각 산업군의 주요 인사들이다 보니, 행사 기획과 에이전시 업무를 수행하면서도 다양한 시야를 갖게 되었습니다. 자연스럽게 노하우도 쌓이게 됐죠.”라고 말했다.
더메르센은 단순한 매니지먼트와 행사 기획을 넘어 IP 비즈니스 확장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IP 기반의 콘텐츠 비즈니스가 점점 중요한 가치로 자리 잡으면서, 아티스트와 콘텐츠의 IP를 단순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산업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고민해 왔다.
황 대표는 “평소 호기심이 많은 편입니다. 매니지먼트나 행사 기획을 하면서 직접 경험하며 불편했던 점들을 해결하는 방법을 계속 고민했어요. 그렇게 하나씩 해결해 나가다 보니 자연스럽게 더 많은 기회가 생겼습니다.”라고 말했다.
AI 기반 엔터테인먼트 맞춤 플랫폼 'AI WANY' 개발
이처럼 단순한 아티스트 관리에서 벗어나, 산업 전반의 흐름을 파악하고 새로운 형태의 IP 사업을 추진해온 힘은 더메르센의 경쟁력이 됐다. 최근 더메르센은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디지털 전환을 목표로 'AI WANY(에이아이 와니)'라는 통합형 엔터 AI 플랫폼을 개발 중이다. 서울대 출신 AI 전문가들과 협업해 생성형 AI 기술을 접목한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매니지먼트, 에이전시, 행사 기획 등의 모든 과정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설계하고 있다.

AI WANY는 아티스트의 활동 정보, 행사 수요, 섭외 접근법 등을 데이터 기반으로 제공하여 보다 효율적인 엔터 비즈니스를 가능하게 한다. 기존에는 수많은 정보를 개별적으로 검색해야 했던 아티스트 활동 정보와 행사 기획 데이터를 AI가 분석해 최적의 매칭을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
황규완 더메르센 대표는 “아티스트의 실질적인 영향력과 산업적 수요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팬들이 원하는 맞춤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AI WANY가 엔터 업계의 새로운 기준이 되길 기대합니다.”라고 말했다.
지속 가능한 K컬처를 위한 제언
K팝과 K콘텐츠의 글로벌 인기가 높아지면서 관련 산업의 수요도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새로운 과제도 나타나고 있다. 단순히 산업 구조의 변화 때문이 아니라, 팬들의 기대 수준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황 대표는 정형화된 콘서트에서 벗어나 팝업 전시, 팬과의 소통 행사 등 다양한 형태의 공연을 기획하는 업계의 분위기를 짚으며, 새로운 가능성을 이야기했다.

황 대표는 “특히, 최근 합동 공연이 줄고, 단독 공연조차 일부 최정상급 아티스트 외에는 성공적으로 진행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앞으로는 예술 영역을 침해하지 않는 선에서 산업적 기준을 보다 명확하게 설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인공지능(AI)과 같은 혁신 기술을 접목해 콘텐츠의 확장성을 더욱 넓히는 것이 필요합니다.”라고 말했다.
끝으로 황규완 대표는 “단기적으로 더메르센은 AI WANY의 성공적인 론칭과 함께 국내외 엔터 수요를 충족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AI WANY를 '엔터계의 챗GPT'로 성장시켜, 업계에서 혁신을 주도하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싶다”라며 기업의 비전을 더한 자신의 포부를 밝혔다.
박동선 기자 ds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