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원로들 “AI 투자에 국가 미래 달려”

노무현 정부부터 박근혜 정부까지 보수·진보를 아우른 역대 정부 정책 관료들이 미래 제조 경쟁력 확보를 위해 인공지능(AI)에 적극 투자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또 금융·의료 등 서비스업을 육성하고 규제를 완화해 균형을 이뤄야 한다는 시각도 제시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12일 대한상의 회관에서 전직 경제관료 4명을 초청해 '한국경제가 나아갈 길, 경제원로에게 묻다' 간담회를 개최했다. 1%대 저성장, 역대급 위기로 다가온 관세전쟁 등 대내외 불확실성으로 위기를 겪고 있는 우리 경제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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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대한상의 회관에서 전직 경제관료 4명을 초청한 '한국경제가 나아갈 길, 경제원로에게 묻다' 간담회가 열렸다. (사진 왼쪽부터)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이헌재 전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정세균 전 국회의장·국무총리,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 유일호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간담회에는 정세균 전 국회의장·국무총리, 이헌재 전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 유일호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국제무역질서와 게임의 룰이 바뀌면서 우리 경제에 큰 부담을 주는 '4개의 폭풍'이 다가오고 있다”고 위기를 표했다. △인공지능(AI) 경쟁 △급격한 국제 무역질서 변화 △정치 불확실성 △인플레이션을 4개의 폭풍으로 꼽았다.

경제 원로들도 최 회장 의견에 공감을 표하며 정치 불확실성을 최우선으로 해소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트럼프 2기 정부에 대한 다양한 대응전략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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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이 12일 대한상의 회관에서 열린 '한국경제가 나아갈 길, 경제원로에게 묻다'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정세균 전 국회의장은 “트럼프 2기 통상정책 파고가 높지만 우리의 강점을 더욱 키워서 한국이 꼭 필요하게끔 만들고 이를 기반으로 협상력을 키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헌재 전 부총리는 “미·중 관계가 정립될 때까지 면밀히 관찰하며 협상에 유리한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며 “이 기회에 반도체, 자동차, 조선, 전자 등에서 기업 차원의 동맹관계에 가까운 전략적 협력 관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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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왼쪽부터) 정세균 전 국회의장, 이헌재 전 부총리, 윤증현 전 기재부 장관, 유일호 전 부총리.

이후 열린 비공개 간담회에서 경제원로들은 정부의 적극적인 AI 산업 지원과 반도체 등에 대한 직접 지원 확대, 금융·의료산업 규제 완화 등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중국과의 경쟁에서 밀리지 않는 동시에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경쟁력 균형을 맞추는 생존 전략이 필요하다고 봤다.

정세균 전 국회의장은 “게임 체인저인 AI에 엄청난 투자가 필요한데 한국이 선두가 되지 않으면 대한민국의 미래 경쟁력은 어렵다”면서 “AI와 융합한 제조업이 아니면 앞으로 중국과 경쟁할 수 없는 만큼 우리 정부는 보조금 지급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제조업 경쟁력에 비해 소재·부품·장비 산업이 너무 약하다”며 “기업이 장기 차원에서 투자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헌재 전 부총리는 금융 선진화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정부가 금융의 공공성을 자꾸 규정하고 규제하다 보니 우리나라에서 글로벌 기업은 나왔지만 글로벌 금융사는 하나도 없다”며 “가용자금으로 프로젝트를 꾸리는 매커니즘도 없어 금융의 연계 기능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윤증현 전 기재부 장관은 내수 활성화를 위해 서비스산업 육성을 제시하며 고부가가치를 내는 금융·의료 산업 활성화를 제시했다. 유일호 전 부총리도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조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배옥진 기자 witho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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