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發 관세전쟁] 韓 자동차 산업도 '비상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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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 압박에 국내 자동차 산업도 비상등이 켜졌다. 한 해 수출량의 절반을 미국이 차지하는 상황에서 관세 부과가 현실화다면 시장 경쟁력 저하가 불가피하다.

자동차 산업은 트럼프 행정부가 발표할 상호 관세의 직·간접 적용 대상에 포함될 전망이다. 특히 한국의 주요 수출품인 자동차가 직접 관세 부과 대상에 포함되면 상당한 타격이 우려된다.

자동차는 한국의 대미 수출 1위 품목으로, 현재 국내 생산 차량의 절반 가량이 미국으로 수출된다. 무엇보다 무역 불균형에 대한 우려가 크다. 지난해 한국산 자동차 대미 수출 규모는 347억 달러였으나, 미국산 자동차 수입 규모는 21억 달러에 그쳤다.

현대차그룹이 지난해 생산한 자동차 4대 중 1대가 미국에서 판매될 만큼 현지 시장 의존도가 높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미국에서 역대 가장 많은 차량을 판매,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미국에서 제너럴모터스(GM), 토요타, 포드에 이어 2년 연속 톱4 자리를 지켰다.

지난해 현대차·기아는 미국에서 170만8293대를 판매해 전년 대비 3.4% 증가했다. 기존 최다 판매 기록이었던 2023년(165만2821대)을 5만대 넘게 상회했다. 현대차·기아의 연간 미국 판매량이 170만대를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GM 한국사업장 역시 전체 생산량의 대다수를 미국 수출이 차지한다. 지난해 내수는 전년 대비 35.9% 줄었지만, 수출은 10.6% 증가한 47만4735대를 기록했다. 국내에서 생산하는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지난해 29만5099대가 수출돼 전체 승용차 수출 1위에 올랐다.

다만, 현대차그룹 등 국내 자동차 관련 기업이 지난 수년간 미국 현지에 신공장을 설립하는 등 투자를 꾸준히 확대, 미국 우선주의 정책에 대응해 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예상보다 피해가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현대차그룹은 미국에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 기아 조지아 공장,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를 가동 중이다. 연산 최대 50만대 규모인 HMGMA는 미국 판매량의 60~70%를 현지 생산으로 대체할 수 있다. 향후 현대차그룹은 연간 총 120만대의 현지 생산 체제를 갖추게 된다.


정치연 기자 chiye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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