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학교는 박귀일 금속재료공학과 교수팀이 용매 증기 처리 공정을 도입해 유·무기 압전 복합 소재의 결정성과 내부 결함을 동시에 제어함으로써 기존 열처리 공정보다 전압과 전류가 4배 이상 향상된 고성능 압전 소자를 개발했다고 10일 밝혔다.
플렉서블 압전 소자를 제작할 때 기존에는 압전 재료의 성능을 높이기 위해 열처리 공정으로 진행한다. 열처리 공정은 소재가 손상될 가능성이 높고 내부 결함을 효율적으로 제어하는 데 한계가 있다.

박 교수팀은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용매 증기 처리' 기술을 도입했다. 이 기술은 압전성을 보유한 폴리비닐리덴플로라이드(PVDF)와 티탄산바륨(BaTiO3) 기반의 압전 복합체에 적용됐다.
용매인 이부타논(2-butanone)이 PVDF의 플로린(F)과 수소(H) 원자의 배열을 활성화해 결정성을 향상시켰다. 또 용매 증기가 내부에 침투해 결함을 제어했다. 이를 통해 압전성이 크게 향상된 압전 복합체는 유연한 형태의 압전 소자 개발에 사용됐다.

개발된 압전 소자는 기존 열처리 공정으로 제작된 소자에 비해 전압이 4.1배, 전류는 4.2배 더 높았다. 1만 번의 반복적인 굽힘에도 성능 저하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아울러 물방울이 떨어지면서 발생하는 미세한 움직임도 효과적으로 감지할 수 있어, 센서로서의 활용 가능성을 입증했다.
박귀일 교수는 “이번 연구는 기존 폴리머 기반 소재들의 열처리 공정을 획기적으로 대체할 수 있는 제작공정을 제시하며, 고성능·고효율 폴리머 소재 개발 및 플렉서블 전자소자 연구에 중요한 전환점을 마련했다.”라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최근 에너지 분야 세계적 과학저널인 '나노 에너지(Nano Energy)'에 게재됐다. 개발된 기술은 특허 출원됐다. 이번 연구의 교신저자는 박귀일 교수, 제1저자는 같은 학과 장학수 석사과정생이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의 중견연구자지원사업과 해외우수과학자유치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대구=정재훈 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