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세계가 지난해 수익성이 악화되며 부진한 실적을 제출했다. 지속된 고물가와 소비 침체 영향에 통상 임금 대법원 판결에 따른 일회성 비용까지 맞물린 결과다. 백화점·면세점·패션 등 주력 사업 부진이 발목을 잡은 가운데 리빙·홈쇼핑 사업이 선전하며 희비가 엇갈렸다.
신세계는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479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1% 감소했다고 5일 공시했다. 같은 기간 총매출은 11조4974억원으로 3.3% 신장했다. 당기순이익은 43.5% 감소한 1762억원이다.
어려운 업황 속 외형 성장은 유지했지만 수익성 악화까지 막지는 못했다. 신세계는 영업이익 감소 배경으로 △통상임금 관련 대법원 판결에 따른 추정 부담금 △면세점 희망퇴직 비용 등을 제시했다.
본업인 백화점 사업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405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8% 감소했다. 이상 고온 현상에 따른 패션 사업 부진이 영향을 미쳤다. 다만 총매출은 전년 대비 2.8% 늘어난 7조2435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기록을 다시 한번 경신했다.
패션 사업도 날씨와 불경기가 발목을 잡았다. 지난해 신세계인터내셔날은 매출 1조3086억원, 영업이익 268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3.4%, 45% 감소했다.
면세점은 지난해 영업손실 359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환율 급등에 따른 공항 매출 부진과 임차료 부담 증가, 부산점 철수에 따른 희망퇴직 비용 등이 반영된 결과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2조60억원으로 4.7% 늘었다.
리빙·홈쇼핑 계열사는 불경기 속 선전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신세계까사는 지난해 매출 2695억원, 영업이익 10억원을 기록하며 연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지난 2018년 신세계그룹 편입 이후 6년 만에 처음이다.
또한 신세계라이브쇼핑은 매출 3283억원, 영업이익 177억원을 기록하며 각각 15.6%, 34.1% 증가했다. 지난 2022년 3분기 이마트에서 신세계로 편입된 이후 최대 실적이다. 센트럴시티도 호텔·터미널 부문이 고른 성장세를 보이며 매출·영업이익 동반 신장을 이뤄냈다.
올해 신세계는 고강도 체질개선과 본업 경쟁력 강화를 통해 내실을 다지는데 주력한다. 백화점은 강남점 식품관 재단장을 비롯해 본점 헤리티지 건물 신규 오픈, 본·신관 리뉴얼 등을 통해 차별화 콘텐츠 중심의 성장을 이어갈 계획이다.
면세점은 인천국제공항 내 럭셔리 브랜드를 추가 오픈하는 한편 비용 효율화에 매진한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자체 브랜드(PB) 리브랜딩을 추진하고 신세계까사는 상반기 중 마테라소 신규 점포를 오픈할 계획이다.
신세계 관계자는 “지난해 어려운 업황에도 불구하고 백화점을 비롯한 대부분의 연결 자회사가 외형 성장을 이뤄냈다”며 “올해도 각 사별 본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내실 있는 경영을 통해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민경하 기자 maxk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