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월 10~11일 프랑스 파리 국제상공회의소에서 AI 행동 정상회의(AI Action Summit)이 열릴 예정이다. 정상회의는 AI 기술 발전과 글로벌 거버넌스 사이 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논의의 장이 될 것이다.
특히, '글로벌 AI 거버넌스 발전: 적응형 프레임워크와 샌드박스의 역할 탐색'이라는 주제로 AI 시대에 적합한 샌드박스 활용, 정책 도구로서의 AI 활용 시점과 이유, AI 샌드박스 발전 방향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AI와 샌드박스 관련 논의는 2024년에 설립된 비영리 조직 글로벌 샌드박스 포럼(GSF)을 통해서도 진행되고 있다. 조직은 스위스에 위치한 데이터스피어 이니셔티브 주도 하에 운영되고 있다.
GSF는 AI 분야를 포함한 여러 분야에서 데이터 중심 샌드박스 도입을 가속화하고 데이터 관련 혁신과 정책 솔루션을 실험하고자 설립됐다. 또 규제샌드박스, 운영 샌드박스, 하이브리드 샌드박스를 활용해 AI, 건강, 금융, 모빌리티, 환경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포럼 목적은 글로벌 데이터 거버넌스의 새로운 표준을 제시하고, 지속 가능하며 효과적인 정책 변화를 촉진하는 것이다. 국경을 초월한 데이터 문제에 대응하고, 데이터의 사회적 및 경제적 가치를 개방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유럽연합(EU)의 인공지능법(EU AI Act)은 '신뢰성'과 '안전성'을 확보하는 제도적 인프라 구축 방법에 따라 그 성패가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이 법안에서 AI 시스템의 안전하고 윤리적인 개발을 지원하고 혁신을 촉진하기 위해 규제샌드박스 도입을 명시적으로 규정하고 있다는 점이다.
규제샌드박스는 중소기업(SME)과 스타트업이 실제 환경에서 AI 시스템을 테스트하고, 규제 기관과 협력해 신뢰성과 윤리적 준수를 평가할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혁신을 촉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이러한 움직임은 국제적 협력과 규제 조화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AI 기술의 발전으로 인한 윤리적 및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러한 개념은 2019년 영국에서 시작된 글로벌 금융 혁신 네트워크(GFIN)에서도 비슷한 접근을 보인다.
영국 금융관리청(FCA)이 주도하는 GFIN은 금융 혁신을 촉진하기 위한 국제적 협력의 틀을 제공한다. 이는 여러 국가와 관할 구역에서 혁신적인 금융 제품과 서비스를 실험하고 테스트할 수 있는 크로스보더 테스트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프로그램을 통해 회원 기관이 글로벌 시장에 적합한 금융 혁신을 실현할 수 있도록 지원하며, 70개 이상 금융 규제 기관과 협력해 신기술과 서비스 실용화를 위한 국제적 벤치마킹 및 규제 일관성을 강화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AI 행동 정상회의와 글로벌 샌드박스 포럼(GSF)에 주목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 이들 조직은 자율규제 방식을 채택하고 있어 기업과 기관이 자발적으로 규제 기준을 설정하고 준수하도록 유도한다. 이러한 과정은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신뢰성과 안전성을 확보하며 제도적으로 적응하는 데 기여한다.
이와 같은 국제적 협력은 우리나라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글로벌 AI 거버넌스 및 AI 혁신에 대한 제도적 적합성을 확보하는 데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최해옥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시스템혁신실 연구위원 hochoi@stepi.r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