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부터 인공지능(AI) 스마트폰이 본격 개화기를 맞을 전망이다. 몇 년간 침체기를 맞던 세계 스마트폰 시장이 AI 스마트폰 바람을 타고 성장세로 접어들면서다. 올해 삼성전자 갤럭시S25시리즈를 통해 AI 스마트폰을 선보이면서 시장 확대가 점쳐진다.
지난해 세계 스마트폰 시장은 2년 만에 성장세로 전환했다. AI 스마트폰 등장으로 소비자 심리가 개선된 영향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작년 연간 스마트폰 판매량은 전년 대비 4% 늘었다. 이 기간 공격적으로 AI 스마트폰을 내놓은 삼성전자(19%)와 샤오미(14%), 비보(8%) 등이 전년 대비 점유율을 늘리는 데 성공했다.
시장은 올해 스마트폰 시장 판도가 프리미엄 폰으로 굳어질 것이라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스마트폰 차별화로 내세울 수 있는 유일한 점이 'AI 기능 구현'이라는 이유에서다. AI 기능을 온전히 구현하기 위해서는 고사양이 요구되는데, 저가형 제품에는 상대적으로 저가형 부품이 탑재된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 갤럭시A 시리즈 AI 기능이 구글 서클 투 서치로 한정된 이유도 이 때문이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지난해 1000달러(약 146만원) 이상의 초고가 스마트폰 판매가 가장 빠르게 증가했다”며 “올해 역시 프리미엄 제품군의 매출 성장이 물량보다 많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세계 스마트폰 수요도 프리미엄화가 뚜렷해지고 있다. 세계 3대 스마트폰 시장으로 분류되는 인도는 스마트폰 보급률 자체는 낮지만, 판매량은 매우 높은 시장으로 꼽힌다. 작년 3분기 기준 인도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3% 늘었지만, 매출은 12% 증가했다. 판매액 부분은 분기별 사상 최고치다. 소매점 스마트폰 평균 판매 가격은 8% 늘어난 294달러로 집계됐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 갤럭시S25시리즈가 프리미엄 바람을 타고 세계 스마트폰 리더십을 확보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최대 경쟁자 애플은 AI 기능 구현이 더딘 데다 중국 제조사들의 AI 기능은 이렇다 할 특장점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시장 기대치도 높게 평가된다. KB증권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갤럭시S25시리즈 판매량은 3700만대 이상으로 전망된다. 이는 2016년 갤럭시S7 시리즈 4900만대 이후 9년 만의 최다 판매량이다. 거대언어모델(LLM) 기반 AI 에이전트와 기기 성능 개선, 가격 동결이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
새너제이(미국)=
남궁경 기자 nk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