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국민 아이돌 '스마프'(SMAP)의 리더 출신 나카이 마사히로(52)가 일본 최대 민영방송국 후지TV로부터 성 상납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져 일본 방송가가 발칵 뒤집어졌다.
이에 도요타, 닛산, 시세이도 등 대형 광고주들이 후지TV에서 방영 중인 광고를 중단하고 이탈하고 있다고 22일 AP 통신이 보도했다.
기업 이미지 타격을 우려해 후지TV에서 광고를 철회하겠다고 밝힌 회사만 50개 이상이다. 여기에는 자동차 제조업체 닛산, 도요타, 화장품 제조업체 시세이도, 소매업체 세븐앤아이홀딩, 생명보험사 메이지 야스다, 햄버거 체인 일본 맥도날드 등이 포함됐다.
논란은 지난달 19일 매거진 조세이7이 처음 다뤘다. 당시 보도에 따르면 한 여성 스텝은 후지TV 임원 초대로 나선 나카이와 만찬 자리에 불미스러운 일이 벌어졌다고 주장했다. 여성은 이 문제로 회사 측에 합의해 나카이로부터 위자료 9000만엔(약 8억 3000만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나카이는 이와 관련 “모두 제 부족함 때문”이라며 혐의를 일부 인정하면서도 “합의가 이뤄졌으며, 합의문 조항에 따라 세부 사항은 밝힐 수 없다”고 말해 빈축을 샀다.
이어 주간지 슈칸분슌(주간문춘)이 당시 사건에 대해 자세히 다루며 일파만파로 확산됐다. 보도에 따르면 후지TV 임원들은 나카이와 여성 스텝만을 제외한 전원이 만찬 직전 참석을 취소해 성상납을 유도했다고 알려졌다.
이어 사건과 연루된 후지TV 임원이 2022년 도쿄의 한 호텔에서 여성 아나운서를 나카이 등 남성 진행자들이 있는 술자리를 강요받았다고 폭로했다.
나카이 마사히로는 1988년 데뷔한 일본의 국민 아이돌 스마프의 리더로, 주요 방송국에서 프로그램 5~6개를 진행하는 등 연예계에서 막강한 권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후지TV의 코이치 미나토 사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보도가 되기 6개월 전부터 사건에 대해서 인지하고 있었다고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직원들이 유명인과 여성을 한 공간에 두고 성적인 접촉을 방관하는 것이 일반적인 관행처럼 벌어지는 것이냐'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고 믿고 싶다”며 직접적인 답변을 회피했다.
성상납 비리로 이미지 훼손을 우려한 광고주들이 대규모 이탈하자 후지TV 지주사 대주주인 달튼 인베스트먼트는 사건 조사를 위한 제3자 위원회를 설립할 것을 요구하는 서한을 발송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