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인터뷰] '오겜2' 최승현(탑), '힙합루저 타노스로 쓴 반성문'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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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넷플릭스 '오징어게임' 시즌2에 출연한 최승현(탑)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더씨드(THE SEED) 제공)

“부끄러운 과오와 직면하는 것과 동시에, 이미지 박제가 될 수 있어 걱정이 컸다. 한편 운명적이라고도 생각했다” 배우 최승현(탑)이 '오징어게임' 시즌2 타노스 출연에 얽힌 심정을 이같이 밝혔다.

지난 15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넷플릭스 '오징어게임' 시즌2에 출연한 최승현(탑)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오징어게임' 시즌2 속 최승현(탑)은 금단과 환각을 오가는 실패한 힙합뮤지션이자 게임 참가자 중 하나인 타노스 역으로 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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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넷플릭스 '오징어게임' 시즌2에 출연한 최승현(탑)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넷플릭스 제공)

어쭙잖은 허세를 더한 공허한 하이텐션의 인물성격과 함께, 2017년 대마초 흡연 혐의로 몰락한 배우 겸 래퍼로서의 현실모습과 유사한 자기비하적 설정으로 상당수의 비판들 틈에서 은근한 호평을 동시에 받고 있다.

최승현(탑)은 날 선 자기비판과 신중함을 더한 자세로 11년만의 인터뷰에 응했다. 우선 그는 황동혁 감독의 '오징어게임' 시즌2 타노스 캐릭터 제안 당시 고민스러웠던 심정을 털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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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넷플릭스 '오징어게임' 시즌2에 출연한 최승현(탑)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넷플릭스 제공)

최승현(탑)은 “10년간 아무도 봐주지 않던 제게 황동혁 감독님이 오디션을 제안하셨을 때 감사함과 더불어 고민스러웠다”라며 “ 타노스 캐릭터를 통해 부끄러운 과오를 직면함과 더불어, 이미지가 박제될 수 있다는 걱정이 컸다”라고 말했다.

이어 “한편으로는 운명이라고도 생각했다. MZ세대의 잘못된 표본이자 허술한 힙합루저로서의 이미지로, 제가 재밌게 표현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서 용기를 냈다. 물론 캐스팅 이후 논란에 하차할까 고민스럽기도 했지만, 감독님을 비롯한 여러 분들이 응원해주셨다. 어쩌면 다른 작품톤이나 캐릭터였다면 선택하지 못했을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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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넷플릭스 '오징어게임' 시즌2에 출연한 최승현(탑)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넷플릭스 제공)

최승현(탑)이 맡은 '타노스' 캐릭터는 독특한 캐릭터감과 함께 극이 지닌 잔인한 공포를 어느 정도 활극 수준으로 바라볼 수 있는 감정분위기를 이끈다. 또한 준희(조유리 분)·명기(임시완 분), 남규(노재원 분), 민수(이다윗 분) 등과의 이질적인 케미를 통해 작품의 '빌런' 활력을 느끼게 한다. 이러한 캐릭터감은 약 10년만의 컴백을 성실하게 마주한 최승현의 노력을 은근히 가늠케 한다.

최승현(탑)은 “대본설정을 직관적으로 이해해서 준비했다. 우선 스타일 측면에서는 보랏빛 타노스 캐릭터와 인피니티스톤에 영감을 얻은 헤어와 네일로 비호감 분위기의 캐릭터감을 구축했다. 또 캐릭터 설정상의 금단증상과 연결된 미국 남부 '멈블랩'(발음을 흐리거나 얼버무리는 랩) 느낌의 랩대사와 함께, 독특한 하이텐션 분위기를 소화하고자 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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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넷플릭스 '오징어게임' 시즌2에 출연한 최승현(탑)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더씨드(THE SEED) 제공)

이어 “액션 합을 함께 맞춘 (임)시완 씨, (노)재원 씨를 비롯한 비슷한 나이대의 배우들과 잘 챙겨주시는 선배들 덕분에 현장은 화기애애했다”라고 말했다.

최승현의 '오징어게임' 시즌2 출연은 2014년 9월 영화 '타짜: 신의 손', 2015년 웹드라마 '시크릿 메세지' 이후 약 10년만의 연기복귀이자, 2017년 그룹 빅뱅 탈퇴 후 자숙중이던 그의 새 기지개로도 비친다. 오랜 침묵으로 강력사건 당시부터 이어진 대중의 충격감을 해소하지 못한 그가 평생 사죄와 함께 새롭게 복귀한다는 사실은 대중과 팬들에게 어떠한 의미로 받아들여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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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넷플릭스 '오징어게임' 시즌2에 출연한 최승현(탑)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더씨드(THE SEED) 제공)

최승현(탑)은 “20대 과분한 사랑을 받았던 저는 너무나 큰 과오로 인한 몰락과 함께 심리적 피폐를 경험했다. 7~8년간 집과 작업실만 오가는 삶 속에서 음악을 만들며 숨을 쉬었다”라며 “대중분들은 물론 (빅뱅)멤버들에게 여전히 너무나 면목없고 미안하다. 그들의 멋진 모습과 함께 큰 과오에 따른 뭇매는 평생 혼자서 반성하며 감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끝으로 최승현(탑)은 “오징어게임2를 촬영하면서 스스로의 연기욕심을 자각하게 됐다. 다만 뭔가 정해진 것도 없고, 단정지을 수도 없다. 평생 해야할 일이겠지만, 많은 대중분들께 용서를 빌면서 기회 닿는대로 원하시는 대로 뭐든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라고 덧붙였다.


박동선 기자 ds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