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어지는 전기차 한파…지난해 배터리 영업익 '뚝'

전기차 시장 수요 둔화가 지속되면서 국내 배터리 제조사 4분기 영업손익이 크게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지난해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면서 역성장이 예상된다. 배터리 업계는 속속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하면서 원가 절감과 기술력 확보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7일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추산한 LG에너지솔루션 4분기 매출은 6조789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2% 줄어들고, 영업손실은 1558억원으로 적자 전환이 점쳐진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에 따른 보조금을 포함하더라도 적자가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다. 최근 증권사들은 영업이익 전망치를 더욱 낮춰잡고 있다.

이에 따라 연간 실적도 지난해 연간 매출액 컨센서스는 25조9487억원으로 전년 대비 23.1%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영업이익은 6862억원으로 전년 대비 53.8% 감소가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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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국내 최대 배터리 전시회 '인터배터리 2024'에서 참관객이 SK온의 기존 대비 에너지 밀도를 9% 높인 어드밴스드 SF 배터리를 살펴보고 있다. 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삼성SDI 역시 4분기 매출이 4조107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5% 줄고, 영업이익은 809억원으로 62.7% 감소가 예상된다. 지난해 매출액은 17조3671억원으로 전년 대비 23.5%, 영업이익도 7416억원으로 54.6% 감소가 전망된다.

지난해 3분기 24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출범 이후 첫 흑자를 기록했던 SK온은 4분기 다시 적자전환하면서 연간 적자를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이러한 실적 부진은 전기차 시장 수요 부진이 이어지면서 배터리 출하량 감소과 가동률 둔화가 이어지는 까닭으로 분석된다. 올해 역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따른 IRA 보조금 축소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상황이 녹록치 않을 전망이다. 높은 원·달러 환율에 따른 해외 투자 비용 증가도 부담이다.

길어지는 배터리 한파에 기업들도 돌파구 찾기에 부심하고 있다. 지난해 7월 비상경영을 선언한 SK온에 이어 LG에너지솔루션도 최근 위기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생산능력 효율화와 제품군 다각화를 통한 수주 확대도 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나온 배터리 3사 수장의 신년 메시지도 기술과 원가 경쟁력 강화를 통한 위기 극복에 초점이 맞춰졌다.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사장은 “전기차 시장 캐즘은 2026년 이후에야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투자 효율성을 높이고 조직 체계와 비용 구조를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하며 특히 올해는 의미 있는 수익창출이 매우 어려운 상황으로 단기적인 비용 절감 활동도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현정 기자 ia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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