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가상자산거래소 '먹통' 반복…美 거래소는 AI로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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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에서 연이은 거래 장애가 발생하면서 시스템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반면 미국 거래소 코인베이스는 인공지능(AI)기술로 돌파구를 찾으면서 주목받고 있다.

업비트는 지난 3일 시스템 오류로 2시간 이상 거래가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한 달 전 비상계엄 선포 당시 서비스 장애에 이은 두 번째 '먹통' 사고다. 업비트 측은 “시스템 모니터링 과정에서 체결 진행에 이슈가 있는 것으로 확인돼 긴급 서버 점검을 진행했다”라고 밝혔다.

서비스 장애는 글로벌 거래소에서도 빈번하게 발생했다. 지난해 2월 미국 1위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에서도 일부 사용자들의 계정 잔액이 '0'으로 표시되는 등 장애가 발생했다. 비트코인이 일시적으로 6만4000달러까지 치솟으며 사용자 트래픽이 급증한 것이 원인이었다. 이후 석 달 만에 발생한 대규모 시스템 장애로 출금과 이체가 수 시간 동안 중단되기도 했다.

먹통 사고가 잇따르자 코인베이스는 지난해 8월 AI 기반 트래픽 예측 시스템을 도입했다. '선제 대응'이 핵심 전략이다. 기존 60분 단위 예측 모델에서 벗어나, 주요 암호화폐 가격 변동성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트래픽 급증을 미리 대비하는 게 특징이다. 트래픽이 최대치에 도달하기 전에 자동으로 서버 용량을 최대 2배까지 확장한다. 트래픽이 감소하면 서버 용량을 자동 축소해 네트워크 자원을 효율적으로 관리한다.

AI 기술 도입 이후 코인베이스에서 주목할 만한 서비스 장애를 겪지 않았다. 특히 트럼프 당선 관련 급격한 가격 변동이 발생한 지난해 12월에도 안정적인 서비스를 유지했다는 평가다.

가상자산 시장에서 서비스 장애는 특히 치명적이다. 급격한 가격 변동이 빈번히 발생하는 특성상, 거래 지연은 투자자들에게 심각한 손실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형중 호서대 디지털금융경영학과 석좌교수는 “국내 거래소들은 ISMS 인증과 트래블룰 준수로 인해 더 많은 네트워크 자원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AI 기술 도입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금융당국 차원에서 각 거래소의 서버 장애 현황과 가상자산별 트래픽 처리 상태를 투자자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코인베이스는 자체적으로 홈페이지를 통해 가상자산별 서버 지연 현황과 상세 내용을 일별로 공개하고 있다.


박유민 기자 newmi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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