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수장들이 잇달아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지원사격에 나섰다. 불안정한 정국 영향이 경제로 번지지 않도록 미리 방화에 나선 것이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지난 2일 소공동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범금융 신년인사회에서 “최상목 권한대행께서 경제 시스템을 정상적으로 이끄는 노력을 계속하는데 부족함이 없도록 지지를 하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적으로 지원을 드릴 것을 이 자리를 빌어 약속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 원장 발언은 예정에 없던 것으로, 최 대행 지지를 공개적으로 밝혀 시장안정을 꾀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최 대행을 행한 일부 국무위원 반발을 지적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이날 “최상목 대행께서 굉장히 어려운 결정을 해 주셔서 '정치와 경제가 분리돼서 움직일 수 있다'라는 그런 인식을 줄 수 있는 출발점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같은 자리에 참석한 김병환 위원장도 시장안정을 첫 손에 꼽았다. 김 위원장은 “우리 경제는 그동안 겪어보지 못했던 정치적 불확실성이 경제활동과 심리를 위축시키는 상황에 놓여 있다”면서 “시장 '안정'을 최우선 순위에 두고 실물 경제 회복에 주력하면서 우리 경제·금융 신인도 유지를 위한 노력도 강화하겠다”고 언급했다.
국정을 이유로 이날 행사에 불참한 최 대행은 김범석 기재부 1차관이 대독한 신년사를 통해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과감하고 신속하게 시장안정조치를 취하겠다”면서 “무엇보다 대외신인도에 한 치 흔들림이 없도록 총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금융지주 회장과 은행장들은 최대한 말을 아꼈다. 연말부터 계엄·탄핵정국과 무안공항 참사 등 국가적 악재가 이어지며 침체된 분위기를 의식하는 모습이었다.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올해 최대 경영목표를 묻는 말에 “내부통제”라고 단답했다. 최우형 케이뱅크 행장은 이달 중 기업공개(IPO) 재추진 계획에 변화가 없느냐는 질문에 “고민 중”이라고만 언급했다.
김시소 기자 siso@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