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130년형' 美 법원 선 권도형, 무죄 주장

테라·루나 400억 달러 손실 및 사기 혐의 부인

Photo Image
'테라·루나 폭락' 중심 인물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2년에 가까운 공방 끝에 미국길에 오른 테라폼랩스 창업자 권도형이 가상화폐 '테라·루나 폭락' 사태와 관련한 형사 사기 혐의에 부인했다.

2일(현지 시각)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미국 뉴욕 맨해튼 연방법원에서 열린 공판에 참석한 권씨는 변호인단을 통해 상품, 증권 및 전신 사기 등 혐의에 대한 무죄를 주장했다.

이날 법정에 모습을 드러낸 권씨는 영어를 이해할 수 있다고 인정한 것 외에 별다른 발언은 하지 않았다고 전해진다.

검찰이 법원에 새롭게 제출한 79페이지의 기소장에는 루나 코인을 통한 증권 사기, 전신 사기, 상품 사기 및 공모 등 기존 혐의에 자금세탁 공모 혐의가 추가됐다.

검찰은 기소장에서 권씨가 허위 사실로 개인 및 기관투자자들에게 테라폼랩스 제품 구매를 유도했고, 이를 통해 루나 코인의 가치를 2022년 봄까지 500억 달러(현재 환율 기준 73조 3000억원)로 끌어올렸다며 “이러한 성장의 밑바탕에는 테라폼랩스에 대한 권씨의 '뻔뻔스러운 속임수'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2022년 5월 스테이블 코인 테라가 급락했고, 이와 연결된 루나 코인의 가치 역시 급락하면서 암호화폐(가상화폐) 시장이 얼어붙었다고 설명했다.

이른바 '테라·루나 폭락 사태'가 발생한 이후 권씨는 중동과 동유럽 등지에서 도피 생활을 해오다 2023년 3월 몬테네그로 공항에서 위조 여권 사용으로 체포됐다.

당시 한국과 미국 모두 몬테네그로 측에 권씨 송환을 요청했으며, 1년 9개월 여 만에 미국 송환이 결정됐다.

한편, 미 법무부 성명에 따르면 메릭 B. 갈런드 법무부 장관은 “권도형은 이제 400억 달러(현재 환율 기준 58조 6500억원) 이상의 투자자 손실을 초래한 테라폼의 암호화폐와 관련된 그의 정교한 계획에 대해 미국 법정에서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일갈했다.

권 씨는 혐의가 모두 인정되면 최대 130년형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두 건의 상품 사기 혐의로 각 건당 최대 10년의 징역형, 두 건의 증권 사기 혐의로 각 건당 최대 20년의 징역형, 두 건의 전신 사기로 각 건당 최대 20년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