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새해 첫날인 1일(현지시간)부터 중국과 인공지능(AI)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할 것을 지시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이날 크렘린궁은 홈페이지를 통해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 정부와 국영은행 스베르방크에 “AI 분야의 기술 연구와 개발에서 중국과의 협력을 강화하라”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번 지시는 지난달 11일 푸틴 대통령이 모스크바 스베르방크 콘퍼런스에서 브릭스(BRICS) 회원국을 비롯한 여타 국가들과 함께 AI 개발에 나서겠다고 밝힌 지 3주 만에 나온 것이다.
당시 콘퍼런스에서 푸틴 대통령은 연설을 통해 'AI 동맹 네트워크'를 새롭게 구축할 것이라며 여기에는 브릭스 국가를 포함해 관심이 있는 다른 국가도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러시아는 강력한 AI를 개발하기 위한 글로벌 경쟁에서 동등한 조건으로 참여해야 한다. 러시아 과학자들이 현재 연구하는 것은 바로 첨단 솔루션”이라며 “우리는 전 세계의 과학자들이 이 협력에 동참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수년 전부터 러시아를 AI 강국으로 만들겠다는 야심을 드러냈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AI 전문 인재들이 떠나고 서방의 제재로 인해 첨단 AI 기술 도입이 어려워지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재 10개국이 자체적으로 생성형 AI를 개발 중인데 러시아도 그중 하나다. 다만 러시아의 AI 기술 역량은 다른 강대국들에 비해 한참 뒤처져 있다.
영국 토터스 미디어가 발표한 '2024 글로벌 AI 지수'에서 러시아는 83개국 중 31위로, 미국과 중국뿐 아니라 다른 브릭스 국가들인 인도와 브라질보다도 순위가 아래다.
푸틴 대통령이 AI 동맹을 구축하겠다고 선언하고 이어 정부 등에 중국과의 협력을 지시한 것은 브릭스 국가 등의 도움을 받아 AI 개발 활로를 모색, 미국의 AI 지배력에 도전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김명희 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