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ZTE 美 퇴출 가시화···삼성 반사이익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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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통신 장비 시장에서 중국 장비사의 퇴출이 기정사실화된 가운데, 삼성전자를 비롯한 글로벌 통신장비 회사들의 반사이익이 점쳐지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연방통신위원회(FCC)는 2025년 회계연도 국방수권(NDAA·국방예산법)을 통해 '중국산 통신장비 교체 프로그램(Rip and Replace Program)' 가동을 위한 예산 30억 8000만 달러(약 4조 5460억원)를 추가 확보했다.

FCC는 앞으로 90일 이내까지 미국 재무부에 최대 30억 8000만 달러 지급 요청을 할 수 있다. 미국 정부는 해당 예산을 FCC의 AWS-3 대역 경매 수익으로 충당할 방침이다. 현지 증권사들은 해당 대역 경매 수익으로 34억 달러(약 5조 10억원)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로젠워셀 FCC 의장은 “전액 지원은 우리의 국가 통신 인프라를 보호할 뿐 아니라 네트워크에 의존하는 농촌 지역 사회가 중요한 연결성을 유지하도록 보장할 것”이라며 “FCC의 주파수 경매 권한이 국가 안보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인정받았다”고 말했다.

이번 예산 지급은 미국 통신 네트워크의 보안 강화 일환이다. FCC는 지난 2019년부터 화웨이와 ZTE 등 중국 통신 장비가 미국 통신을 감시할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하며 자국 내 중국산 통신장비를 교체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FCC가 추산한 통신장비 교체 비용은 총 49억8000만 달러(약 7조 3270억원)이다. 이번 30억 8000만 달러 추가 확보로 장비 교체에 필요한 예산을 모두 확보했다.

이번 예산 추가 지급을 통해 현지 통신 장비 교체 작업이 한층 가속화될 전망이다. 현재까지 중국산 통신 장비 교체를 마친 통신사(10만 명 미만 고객 보유사 포함)는 126곳 중 30곳에 불과하다. 현지에서는 에릭슨, 노키아, 삼성전자 등 글로벌 통신장비사들의 접촉이 이뤄지는 것으로 전해진다.

국내 한 중소 통신 장비사 관계자는 “중국 제조사들을 제외한 글로벌 통신 장비사들이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고, 국내산 장비 공급 문의도 이뤄지고 있다”면서 “다만 아직 구체적인 규모와 수치를 언급하는 단계는 아니다”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 수혜도 점치고 있다. 삼성전자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대 장비를 보유하고 있는 데다 다양한 주파수를 지원하는 장비 라인업을 구축했기 때문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글로벌 통신 장비 업체 중 유일하게 네트워크 칩셋을 자체적으로 개발·생산하는 기업이다. 통신 장비부터 스마트폰까지의 솔루션을 모두 보유한 유일한 업체다. 이같은 장점이 미국 현지 통신망 공급에 유리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게다가 삼성전자가 미국 지역 통신사들이 사용하는 C-밴드·CBRS(3.4~3.7GHz), 6GHz, 28GHz 대역 5G 장비 모두 갖추고 있어 지역 통신사와의 개별적인 상품 구성에 강점을 지녔다는 평가가 나온다.


남궁경 기자 nk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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