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식품업계가 생산성 혁신에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 제품 연구·개발부터 생산까지 전 과정에 인공지능(AI)을 도입하는 한편 생산 핵심 공정을 모듈화해 생산 탄력성을 제고하고 있다. 높은 생산 효율을 바탕으로 '블루오션' 글로벌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
농심은 제품 생산 현장에 AI 기술을 접목해 생산성과 품질 관리에서 혁신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농심이 업계 최초로 적용한 '사물인식 프로그램'이 대표적이다. AI 프로그램을 카메라와 함께 생산라인에 설치해 수십만 장의 제품 사진을 데이터화한 후 인공 신경망이 이상 유무를 판단한다.
예를 들어 포장의 접합 부분 패턴이 깨져 있을 경우 AI가 감지해 불량 제품으로 판단한다. 하나의 멀티팩 안에 '辛'이라는 글자 5개가 보이지 않아도 기준 미달로 분류해 걸러낸다.
품질·용량을 검수하는 일도 AI가 총괄한다. 신라면·짜파게티·너구리 등 제각각인 면의 굵기를 제품에 따라 다르게 하고 면발 수, 제품 무게도 일정하게 조정한다.
이외에도 △면·스프 모양 확인 △소비기한 표시 검사 등 생산 현장 전반에 걸쳐 AI기술을 적용해 효율성을 극대화했다. 최근엔 회사 규정을 통합해 정보를 추출하는 사내 생성형AI 챗봇을 자체 개발해 업무 효율도 제고했다.
삼양식품은 스마트팩토리를 구축해 생산성을 높이고 있다. 지난 2022년 밀양1공장은 △생산실행관리시스템(MES) △창고관리시스템(WMS) △공장자동화관리시스템(BMS)을 각각 도입했다. 제품 생산공정은 물론 물류·관리 과정까지 자동화해 효율성을 개선했다.
내년 상반기 완공 예정인 밀양2공장도 생산 혁신에 초점을 맞춘 스마트팩토리다. 실시간으로 생산 공정 데이터를 수집해 전체 제조 공정의 효율을 높인다. 향후 탄소배출량, 태양광 발전량 등 친환경 정보도 통합 관리해 글로벌 최고 수준의 식품 안전 시스템도 갖추겠다는 포부다.
삼양식품 골판지 박스 공급 계열사인 삼양스퀘어팩(옛 삼양프루웰)도 지난 2021년 10월 원주공장 준공 당시 자동화설비를 구축했다. 준공 당시 삼양스퀘어팩은 골판지 원단 생산설비인 골게이터를 새롭게 설치하는 등 최신 자동화 설비를 배치했다.
이와 함께 근로자 안전과 작업 여건 개선을 위해 △원단 자동이송 컨베이어 △원단 자동투입기(프리비더) △완제품 자동 결속기 △완제품 자동 적재 로봇(팔렛타이저) △완제품 자동 랩 포장기 등을 설치해 자동화 공정을 구축했다.
CJ제일제당 진천 블로썸캠퍼스는 다양해지는 소비자 취향을 반영할 수 있도록 간판 제품을 통합 생산하는 시스템을 갖췄다. 다양한 제품을 수요에 맞게 탄력적으로 제조할 수 있는 다품종 대량생산시스템이다. 햇반·냉동가공식품·육가공 등 다양한 제품으로 구성한 융·복합형 가정간편식(HMR)을 구현할 수 있다.
민경하 기자 maxk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