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중소기업 중 절반이 올해 자금사정이 지난해보다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중소기업중앙회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24년 중소기업 금융이용 및 애로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3일부터 12일까지 중소기업 500개사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올해 자금사정을 묻는 질문에 '악화됐다(47.2%)'는 응답이 과반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5.5%포인트(P) 증가한 수치다. '호전됐다'는 응답은 6.6%에 불과했다.
특히 매출 규모가 작을수록 '악화됐다'는 비중이 높아 영세 기업일수록 자금사정이 어려운 것으로 조사됐다.
자금사정 악화 원인으로는 '판매부진(59.3%)'이 가장 많았고 △원부자재 가격 상승(41.9%) △인건비 상승(26.3%) 순으로 나타났다.
은행을 통한 자금조달 시 애로사항으로는 '높은 대출금리(46.9%)'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은행 대출 관련 요구사항은 '대출금리 인하(74.6%)'가 가장 높았다.
중소기업에 가장 절실한 금융지원 과제로는 '금리부담 완화 정책 확대(38.6%)'가 많았다.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금융비용 부담 해소가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최근 한국은행의 두차례 기준금리 인하 후 대출금리 변동을 묻는 질문에는 '변동없음(49.4%)'이 가장 높아, 기준금리 인하 효과가 아직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새해 한국은행 적정 기준금리를 묻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 61.2%는 '인하'가 필요하다고 답했고, '동결' 응답은 34.8%였다. 새해 은행 이용 여건을 묻는 질문에는 전반적 차입여건이 악화할 것이라고 답한 비중이 32.6%였다. 이는 지난해 같은 조사의 '악화(17.7%)' 응답보다 14.9%P 증가했다.
심사기준이 강화될 것이라고 예상한 응답은 24.6%로 지난해 19.7%에 비해 4.9%P 높아졌다.
추문갑 중기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올해 매출 감소와 고금리가 지속되면서 자금사정이 악화한 중소기업이 크게 증가했다”면서 “한국은행의 두 차례 기준금리 인하에 맞게 은행도 대출금리를 인하해 중소기업 금융비용 부담을 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윤호 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