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45조원' 규모로 성장한 국내 SW 업계, 세계 시장에 잇단 출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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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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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제로 트러스트 보안 솔루션 등 최신 기술로 무장한 국내 소프트웨어(SW) 업계가 45조원 규모로 성장한 국내 시장을 넘어 세계 시장에 잇달아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SW는 금융, 의료, 자동차, 기계, 인프라 등 모든 산업에 적용되는 고부가가치 산업이라는 점에서 적극적인 해외 진출은 자체 기술 혁신과 함께 산업별 제품과 서비스 고도화를 촉발한다. 이는 국가 경쟁력을 높인다.

다만 해외에 진출하는 국내 SW 기업 비중은 5% 안팎으로 여전히 미미하다. 수출 기업이 더욱 늘고 수출 성과가 안착하도록 현지화와 마케팅, 재정 등 정부 지원 확대 필요성이 제기된다.

◇기술력 갖춘 AI 기업, 빅테크와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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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SW 시장 추이 (단위 : 조원) - [자료=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통계 서비스 제공]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SPRi)에 따르면, 올해 국내 SW 시장은 약 44조4000억원까지 성장했다. 2023년 41조4000억원과 비교해서 약 7% 성장한 것이다.

국내 SW 기업들은 국내 시장에 안주하지 않고, 해외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근간에는 기술 자부심이 깔렸다.

AI 기업인 업스테이지는 해외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지난 9월 오픈소스로 공개한 대규모언어모델(LLM) '솔라 프로 프리뷰'는 빅테크 모델들을 제치고 미세조정 성능 1위를 기록했다.

특히 최근에 정식 공개한 '솔라 프로'는 세계 유수 LLM 100여개를 엄선한 아마존웹서비스(AWS)의 '아마존 베드록 마켓플레이스'에 탑재됐다.

AI 영상 분석 스타트업 트웰브랩스는 영상 특화 AI 모델 기술력이 독보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회사는 영상검색 솔루션 '마렝고'와 영상에서 질의 응답할 수 있는 솔루션 '페가수스'를 제공한다.

트웰브랩스 관계자는 “두 모델은 구글 '제미나이 1.5 프로', 오픈AI 'GPT-4V' 등 현존 최고 성능의 상용·오픈소스 영상언어 모델들과 비교해서 최대 43%가량 성능 우위를 보인다”고 말했다.

◇보안 기업들도 해외 진출 가속

국내 사이버보안 기업들도 기술력과 제품을 앞세워 해외 시장을 적극 공략한다. 내수 시장 위주의 성장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전략이다.

지니언스가 대표적이다. 회사는 국내에서 압도적인 점유율로 기술력을 인정받은 네트워크접근제어(NAC) 솔루션과 함께 제로 트러스트 보안 솔루션 '지니안 ZTNA', 엔드포인트탐지·대응(EDR)으로 해외 시장을 정조준한다.

세계 27개국, 130개 이상 고객사가 지니언스 제품을 사용한다.

지니언스 관계자는 “글로벌 철강 기업, NAC 고객 등 제로 트러스트 글로벌 신규 고객 확보에도 성공했다”면서 “국제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에프엔에스벨류는 패스워드리스 블록체인 보안인증 솔루션 'BSA'로 세계 시장에 진출했다. 세계 3대 석유기업 중 하나인 페트로나스를 고객사로 확보했다. 말레이시아에선 패스워드리스 인증 솔루션을 상용화했다. 새해에는 아프리카 시장에서 레퍼런스를 확보할 예정이다.

에프엔에스벨류 관계자는 “아프리카 가봉의 디지털 정부 프로젝트에 BSA를 적용하기 위한 논의에 착수했다”면서 “아프리카 국가들의 취약한 디지털 금융 서비스 보안을 강화하는 데 이바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라온시큐어도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옴니원 디지털아이디와 구축형 옴니원 엔터프라이즈로 해외 시장을 두드리고 있다. 올해에는 인도네시아와 코스타리카 등 해외 정부의 디지털 아이디 관련 프로젝트를 잇달아 수주, 수출 성과에 청신호를 켰다.

앞서 회사는 세계 최초의 블록체인 기반 국가 디지털 신분증인 행정안전부의 모바일 신분증 발급 시스템을 구현한 바 있다.

한드림넷은 일본·베트남 등 아시아와 헝가리·멕시코 등 유럽·중남미 국가에 보안스위치 '서브게이트' 등 네트워크 장비와 보안 솔루션을 선보인다. 2008년 수출을 시작한 이후 최근 3년 연속 1000만달러 수출을 달성했다.

통합 접근 통제 및 계정 관리(IAM) 기업 넷앤드는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태국, 말레이시아, 베트남 등 주요 국가에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새해에는 태국에 두 번째 해외 사무소를 개소하고, 아시아태평양(APAC)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NSHC는 일본에서 금융권 모바일 보안 솔루션을, 싱가포르·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에서는 보안교육 콘텐츠를 공급한다.

옥타코는 피싱 저항 멀티팩터 인증(MFA)과 FIDO2 기반 지문보안키를 아시아, 유럽, 북미, 중동 등에 수출하고 있다.

◇SW 산업, 국가 경쟁력과도 직결···“정부 지원 확대” 목소리

SW는 지금처럼 산업 간에 융·복합 확대와 신기술 등장에 따라 기술, 기기·도메인, 부품에 통합돼 영향력을 확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SW는 부가가치는 높지만 고용은 작다. 생산성은 제조업 보다 30%나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금융업에 이은 2위 수준이다. SW 산업 활성화가 국가 경쟁력과 직결되는 이유다.

하지만 SPRi에 따르면 국내 SW 기업 가운데 해외 진출 기업 비중은 3%에 그친다.

SW 산업계는 수출을 늘리기 위해서는 정부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생애주기 개념처럼 기업별 규모와 수출 경험 등을 세분화해서 단계별 지원 로드맵을 구체화하고, 성장을 지원하는 맞춤형 사업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한 AI 기업 관계자는 “예를 들어 세계 최고 수준의 AI 모델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AI 컴퓨팅 자원에 지속 투자하고, 최고 인재가 공급되어야 한다”면서 “우리나라 AI 생태계 전체의 숙제”라고 말했다.

다른 SW 기업 관계자는 “SW 산업 안에서도 IT 서비스, 패키지 SW 등이 구분되고, 이에 따른 영업과 마케팅 방식이 다르다”면서 “각 차이점을 반영한 효과적인 지원 대책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류태웅 기자 bigheroryu@etnews.com, 현대인 기자 modernman@etnews.com, 조재학 기자 2j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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