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인공지능(AI) 기업 루닛은 AI 기반 면역조직염색(IHC) 분석 솔루션 '루닛 스코프 uIHC'의 성능을 입증한 연구 결과가 네이처의 자매지인 'npj Precision Oncology(IF 6.8)'에 게재됐다고 12일 밝혔다.
면역조직염색(이하 IHC)은 암조직 내 특정 단백질이나 항원을 검출하는 방법이다. 최근 새로운 항암제 개발이 증가하면서 항암제 표적의 발현 정도를 평가해주는 IHC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기존에는 병리 전문의가 수동으로 평가했으나, 평가자 간 변동성과 주관적 해석이 존재하는 한계가 있었다.
딥러닝 기반 AI 분석이 이에 대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으나, AI 모델 개발에는 대규모 데이터셋이 필요하다. 특히 신약 개발용 신규 면역조직염색의 경우 대규모 데이터를 구하기 어려워 AI 모델 개발에 제약이 있었다.
루닛 연구진은 국내 다수의 대형병원 연구팀과 함께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범용 면역조직염색(UIHC) 분석 AI 모델 성능을 검증했다.
연구팀은 총 3046명의 슬라이드 이미지를 활용했다. 여기에는 폐암, 방광암, 유방암 조직의 PD-L1 단백질 염색 데이터와 유방암의 HER2 단백질 염색 데이터가 포함됐다.
연구팀은 각각의 데이터셋으로 개발한 단일 코호트 AI 모델과 여러 데이터셋을 통합 학습한 다중 코호트 AI 모델의 성능을 비교 평가했다. 그 결과, 4가지 데이터셋을 모두 학습한 다중 코호트 AI 모델(루닛 스코프 uIHC)이 가장 뛰어난 성능을 보였다.
세부적으로는 병리의사 판독과 AI 분석 결과의 일치도를 나타내는 지표가 학습된 암종 및 면역조직염색 유형에서 0.792를 기록, 단일 코호트 AI 모델의 최고 일치도(0.744)를 상회했다. 학습되지 않은 새로운 암종과 면역조직염색 유형에 대한 분석에서도 0.610의 일치도를 기록하며, 단일 데이터셋으로 학습된 모델의 0.508을 약 10% 이상 넘어서는 성능을 보였다.
전체 종양 세포 중 면역조직염색 양성인 종양 세포의 비율을 나타내는 '종양비율점수(TPS)' 평가에서도 루닛 스코프 uIHC는 75.7%의 정확도와 0.921의 AUC를 기록하며 다른 AI 모델들을 뛰어넘는 분석 능력을 입증했다.
이번 연구는 다양한 데이터로 학습한 AI 모델은 여러 암종과 면역조직염색 분석이 가능함을 입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새로운 암종이나 면역조직염색 유형에서도 추가 학습 없이 분석이 가능하다. 이를 통해 AI가 드문 암종이나 새로운 표적에 대한 약물 효과를 예측하는 중요한 솔루션으로 활용될 수 있음을 증명했다.
서범석 루닛 대표는 “전 세계적으로 매년 수백 개의 새로운 항암제 후보물질이 개발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범용면역조직염색 AI 모델의 개발은 신약개발 과정의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특히 동반진단 개발이 필요한 신규 항암제 연구에서 AI 기반 정량분석 솔루션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송혜영 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