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이 'AI 은행원' 개발 등 생성형AI 기술을 실제 서비스에 접목하 시작한 가운데, 비교적 기술 경쟁에서 물러나 있었던 지방은행들도 본격적인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BNK부산은행은 생성형AI 서비스 개발을 위해 그래픽처리장치(GPU) 서버 증설을 추진 중이다. AI 분석에 필수적인 GPU 서버 클러스터를 자체 구축, 전사 관점에서 활용 가능한 인프라를 마련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통상 은행들은 망분리 규제 이슈 때문에 메타의 '라마(Llama)' 등 오픈소스 거대언어모델(LLM) 체크포인트를 내부적으로 파인튜닝하는 과정을 거쳐 자체 LLM을 구축하는 방향을 선호한다. 앞서 부산은행은 비대면 신분증 원본 검증 시스템 등 일부 업무에 AI를 접목한 바 있으나, 생성형AI 분야에서는 아직 뚜렷한 성과물을 보여준 적이 없다.
BNK그룹 내 IT전문 자회사인 BNK시스템 역시 올해 머신러닝(ML) 및 LLM 경력자를 정규직으로 채용하는 등 그룹 차원의 생성형AI 시스템 구축을 예고한 바 있다. 지난 달 금융특화 AI 전문기업 '그린다에이아이'와 업무제휴 협약을 체결하는 등 외부 기업과 협업도 활발하게 개진 중이다.
시중은행으로 전환 이후 아이엠뱅크(대구은행)도 생성형AI 관련 서비스를 속속 내놓고 있다. 지난달 발표한 은행업무 특화 대화형 AI '아이엠GPT'가 대표적이다.
아이엠뱅크는 시스템 구축을 위해 지난 1월부터 10개월간 대규모 언어모델(LLM) 사전 기술검토, 프로토 타입 제작, 학습 데이터셋(DataSet) 구성, 자연스러운 질의응대를 위한 파인튜닝, 도메인 지식기반 답변에 최적화된 기술인 검색증강생성(RAG) 환경 구성(벡터DB) 등 개발과정과 다양한 검증과정을 거쳤다.
과거 지방은행은 이전까지 비교적 AI 도입에 비적극적인 자세를 보였다. 일부 지방은행은 상담콜센터 등 기초적인 업무에도 AI 기술 도입을 불편해 했는데, AI가 사람 인력을 대체할 경우 지역 일자리 창출 기조에 역행한다는 문제를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이달 발표된 혁신금융서비스 지정 사례에서도 KB국민은행, 신한은행, NH농협은행, 카카오뱅크가 다양한 AI 관련 서비스를 선보인 반면 지방은행 사례는 한 건도 없었다.
지방은행 관계자는 “대형은행들이 가시적인 성과를 내놓고 있는 상황에서 AI 기술 도입을 과도하게 늦추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금융권 망분리 규제완화 등을 기반삼아 지방에서도 특색있는 생성형AI 서비스들이 속속 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이형두 기자 dud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