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과 자동화 기술의 발전은 산업 전반에 걸쳐 직업 구조를 혁신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국제노동기구(ILO) 연구에 따르면 향후 20년 동안 8억개 이상 일자리가 자동화로 인해 대체되거나 변화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반복적이고 예측 가능한 직업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변화는 새로운 직업군에 대한 수요를 증가시키고 있다.
이미 많은 기업이 이러한 변화를 선도하고 있다. 아마존은 물류 창고에 45만대 이상 로봇을 배치해 물류 이동과 재고 관리를 효율화하고, 시간당 처리량을 20% 이상 향상시켜 수억달러의 비용 절감 효과를 거두었다. 자동화의 영향으로 물류 창고의 단순 작업자 수요는 줄어들고, 로봇 유지보수 및 관리 기술 인력에 대한 필요성은 커지고 있다. 또, 현대자동차는 자율주행 자동차 개발을 통해 데이터 분석가와 소프트웨어(SW) 엔지니어에 대한 수요를 크게 늘리고 있다. 이처럼 새로운 기술의 출현은 기존 일자리를 대체하는 동시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는 이중성을 지니고 있다.
이와 함께 제조업에서도 로봇의 도입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국제로봇 연맹(IFR)에 따르면 2022년 전 세계에 설치된 산업용 로봇 수는 52만대를 넘어 전년 대비 31% 증가했다. 한국은 1만명당 932대의 로봇을 보유해 세계 최고 수준의 로봇 밀도를 기록하고 있다. 이로 인해 단순 조립이나 검사 업무인력은 감소하고, 상대적으로 로봇 엔지니어와 데이터 분석가 등 고급 기술 인력 수요는 증가하고 있다.
자동화 기술의 확산은 신직업군을 창출하고 있다. 미국 노동통계국(BLS)은 2030년까지 로봇 관련 직업군의 수요가 약 19%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세계경제포럼(WEF)은 2025년까지 1억2000만개의 새로운 기술직이 창출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이러한 신직업군은 기존 노동력 수요를 넘어서며 산업 전반에 걸쳐 직업의 다양성을 확대할 것이다.
이런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기술 교육의 강화다. 초중등 교육에서부터 기본적인 프로그래밍과 로봇 활용 교육을 확대해 학생들이 변화하는 직업 환경에 대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고등 교육 및 직업 훈련 과정에서는 로봇 공학, 데이터 과학, 인공지능(AI) 관련 교육을 통해 고급 기술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 독일은 '인더스트리 4.0' 정책을 통해 로봇과 자동화 교육을 강화하고 있으며, 경쟁력 있는 인재를 지속적으로 배출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메타(옛 페이스북)는 메타버스 개발을 통해 가상 세계에서 신 직업군을 창출하고 있고, 메타버스에서 콘텐츠 제작, 가상 자산 관리, 사용자 경험 설계 등의 분야에 새로운 기회가 열리고 있다.
이처럼 향후 직업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세 가지 전략적 고려가 필요하다. 첫째, 로봇·AI·데이터 과학 등을 포함한 융합형 기술 교육을 통해 다양한 기술을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 둘째, 평생 교육과 재교육 시스템을 마련하여 기술 변화에 따른 직무 전환과 신기술 습득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자동화로 인한 일자리 감소에 대비해 소득 보장 및 재취업 지원을 포함한 사회 안전망을 강화해야 한다. 로봇과 자동화 기술의 발전은 직업 지형을 급격히 변화시키고 있으며, 이에 따른 기술 교육 강화와 정책적 대응이 시급하다.
권영국 한국폴리텍대학로봇캠퍼스 로봇자동화과 교수 dodanto002@kopo.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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