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주요국의 탄소중립 이행과 인공지능(AI) 등으로 전력수요가 급증하면서 정부와 업계가 원팀을 결성해 수출시장 공략에 나선다. 발전소·그리드, 국가간 송전망 등을 결합해 전세계에 K 전력을 수출하자는 취지다.
산업통상자원부는 3일 민관합동 'K-그리드 수출 얼라이언스'를 발족하고 'K-그리드 글로벌 진출 전략'을 발표했다.
얼라이언스는 전력공기업과 설계·구매·시공 전문기업(EPC), 그리드 기업 등이 부문별 강점을 결합했다. '팀코리아' 브랜드로 발전-송배전-보조서비스 등 전력산업 전 밸류체인을 공략한다.
얼라이언스 내부 2개 분과(사업협력·수출지원)에선 해외시장 정보 공유 및 진출전략을 논의하고, 기업애로 해소, 공동 홍보 등을 수행한다.
전력공기업과 대기업은 기자재 등의 수요자이자 디벨로퍼로서 얼라이언스의 구심점 역할을 하며 설계·조달·시공(EPC)을 맡고, 전기연구원, 무역보험공사, 코트라 등은 시험인증과 금융·마케팅 등 수출 지원에 힘쓸 예정이다. 주요 법무법인도 우리 기업의 해외 진출 시 법률이슈 대응을 지원할 예정이다.
산업부는 출범식 직후 열린 제32차 에너지위원회에 K-그리드 얼라이언스 결성을 포함한 'K-그리드 글로벌 진출 전략'을 안건으로 상정했다. △발전소·그리드 통합 패키지 수출 △첨단산업 대규모 전력수요 중점 공략 △국가간·장거리 송전망 구축시장 선점 등 3대 전략, 13대 과제를 제시했다.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우리 기업은 발전소 구축뿐만 아니라 그리드 제조·시공·운영에도 세계적 강점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2030년까지 그리드 수출 150억 달러(9대 핵심기자재 기준), 세계시장 점유율 5% 이상 달성을 목표로 총력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그리드는 전선류, 변압기, 차단기 등 전력기자재를 비롯해, ESS, 각종 솔루션 등 포괄하는 용어다.
세계 주요국은 탄소중립 이행과 인공지능(AI) 등 첨단산업 전력수요 급증에 향후 노후망 교체와 신규망 구축 수요가 급격히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K-그리드 구축은 10여년에 걸친 장기 프로젝트다. 대규모 투자가 수반되고 구축 이후 유지보수 등이 연계되어 원전 수출과 같이 국내기업들의 동반진출 등 경제적 파급효과가 기대된다.
블룸버그NEF에 따르면 세계 그리드 투자액은 2020년 2350억달러, 2030년 3720억달러, 2050년 6360억 달러로 빨게 불어날 전망이다.
최호 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