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예상하는 경기 전망이 33개월 연속 부정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경제인협회가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12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전망치를 조사한 결과, 97.3을 기록했다.
BSI 전망치는 2022년 4월(99.1)부터 기준선을 33개월 연속 하회, 기업의 경기심리 부진이 장기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975년 1월 BSI가 시작된 이래 역대 최장기 연속 부진한 수치다.
BSI 전망치가 기준선 100을 33개월 연속 하회한 것은 1975년 조사가 시작된 이래 역대 최장기간인 2018년 6월∼2021년 2월(33개월)과 같은 기록이다.
12월 경기 전망에서 제조업 BSI는 89.9를 기록해 지난 7월(88.5) 이후 5개월 만에 90선을 다시 밑돌았다. 내수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제조업의 국내 공급이 5분기 연속 감소하는 등 경기심리가 악화됐다.
특히 반도체가 포함된 전자·통신장비(94.1)가 기준선을 하회했다. 가전 등 소비재 수요 부진과 중국 D램 생산능력 확대로 반도체 가격 하락 전망까지 겹치면서 경기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분석된다.
제조업 세부 10개 업종 중 △자동차와 기타운송장비(105.7)만 유일하게 호조를 전망했다.
반면, 비제조업 BSI는 전월대비 12.6포인트 상승한 105.1를 기록해 지난 7월(105.5) 이후 5개월 만에 긍정 전환했다. 한경협은 연말 특수와 난방 수요 증가로 인한 기대감이 전망치에 반영됐다고 해석했다.
조사 부문별 BSI는 △내수 98.4 △자금사정 97.5 △수출 97.3 △채산성 95.9 △고용 94.3 △투자 89.9 △재고 104.6(재고과잉) 등 모든 부문에서 부정적으로 전망됐다.
내수·수출·투자는 7월 이후 6개월 연속 부진했다. 투자는 2023년 4월(88.6) 이후 20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대외 리스크 확대와 내수 부진이 겹치고 있다”며 “상법 개정 등 기업 경영 불확실성을 가중시키는 규제 입법보다 경제 살리기를 위한 대안 마련에 집중할 때”라고 말했다.
배옥진 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