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업계가 장기 불황 속 고강도 자구책을 펼치고 있지만 연구개발(R&D) 비용은 줄이지 않고 있다. 중국발 과잉 공급을 극복할 스페셜티 제품과 미래 제품 경쟁력 확보를 위한 발걸음을 멈추고 않은 것이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3분기 기준 국내 주요 석유화학업체의 R&D 비용이 전분기 대비 늘어났다. 롯데케미칼은 3분기 413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며 롯데 화학군 계열사 임원들은 10~30%를 자진 반납하는 등 자구책을 전개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매출의 0.7%(1138억원)를 R&D 비용을 투자했다. 전년 동기(0.6%)와 전전년 동기(0.47%)와 비교했을 때 매출액 대비 R&D 비용이 늘어난 것이다.
LG화학은 전년동기 대비 42.1% 감소한 498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석유화학 부문이 38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에 영향을 받았다. LG화학은 여수 NCC 2공장 매각 추진 등 강도 높은 사업구조 재편을 추진하면서도 전년 동기(3.8%)와 전전년 동기(3.4%)보다 높은 매출액의 4.4%(1조6038억원)을 R&D 비용으로 투입했다.
중국발 범용 석유화학 제품 과잉 공급에 직격탄을 맞았지만 스페셜티 전환과 미래 제품 경쟁력 확보를 위한 투자를 지속하며 반등의 발판을 마련한다는 것이다.
투자의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이차전지 분리막용 HDPE/PP, 초고분자량 폴리에틸렌, 고입체규칙성 PP 등 다수의 스페셜티 개발과 더불어 폐PET/EPS 활용 소재 등 친환경 제품 개발 관련 실적을 내고 있다.
LG화학은 바이오 플라스틱 소재 개발 및 리사이클·탄소중립 관련 신공정 개발, 인공지능(AI)·디지털전환(DX) 기술을 활용한 신물질 발굴 및 공정 최적화 등의 성과를 냈다. 생분해성 플라스틱 소재 등 저탄소, 친환경 화이트바이오 소재 개발 등을 추진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투자를 보수적으로 관리하고 있지만 필수적인 투자는 진행해야 한다”면서 “고부가 스페셜티나 미래 제품에 대한 기술력 확보에 집중하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조성우 기자 good_s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