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있는 예산도 다 삭감해야”
尹 골프 취재 기자 입건 지적
與 “국민 1000만이 골프 쳐”
특활비·업추비 삭감 부적절
여야가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열린 대통령 비서실과 국가안보실, 대통령 경호처 등에 대한 2025년도 예산안 심사에서 맞붙었다. 특히 최근 불거진 윤석열 대통령의 골프 논란과 이를 취재하던 기자가 입건된 것과 관련해 정부·여당과 야당의 입장이 엇갈렸다. 야당은 대통령실과 대통령경호처의 예산이 부적절하다고 강조했다.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9일 국회 본청에서 열린 국회 운영위 전체회의에서 “대통령경호처가 무슨 낯짝으로 예산을 올려야 한다고 하나. 있는 예산도 다 삭감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 의원은 최근 윤 대통령의 골프 논란과 이를 취재하던 기자가 경찰로부터 입건된 것을 문제 삼았다. 고 의원은 “해당 기자는 보안 구역이 아닌, 시민들이 돌아다니는 구역에서 사진을 촬영했다”면서 “(나중에는) 기자가 취재하고 있다는 것을 경호원도 알고 있는 상황이었다. 경호구역 설정을 사람들한테 인지시켰나”고 반문했다. 또 해당 지역 사진을 보여주며 “길가에서 은신이 가능한가”라고 했다.
명태균 관련 의혹에 대한 지적도 있었다. 추미애 민주당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 공천개입 의혹 배후에 김건희씨가 있었고 김씨 배후에 명태균씨가 있었다”면서 “주술과 명태균에 놀아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에 여당은 야당 주도의 특별활동비(특활비)와 업무추진비(업추비), 특정업무경비 등을 삭감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견해를 내비쳤다.
임의자 국민의힘 의원은 “기관의 특활비와 업추비, 특정업무경비 등을 삭감하는 건 일하지 말라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반박했다. 홍철호 정무수석도 “경제가 원활하지 못하고 다 어럽다고들 한다”면서 “대통령실의 전체 예산 규모는 하는 일에 비해 그렇게 크다고 하긴 어렵다. 조금 더 아껴 쓰고 필요한 곳만 쓰도록 할 테니 꼼꼼하게 살펴주시고 살려줄 예산은 살려달라”고 했다.
김성훈 대통령경호처 차장은 “2025년에는 6억 5000만원을 증액 편성을 요구했다. APEC, 한국-중앙아시아 다자간 정상회의 등을 앞두고 한시적으로 편성을 요구한 것”이라며 “전·현직 대통령과 방한하는 국빈·정상 등에 대해 경호하는 것이기에 특활비도 항시 해왔던 경호 임무 수행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대통령이 골프를 치는 행위 자체를 문제 삼으면 안 된다는 주장도 나왔다. 정성국 국민의힘 의원은 “대통령은 골프를 치면 안 되나”라며 “국민 중 1000만 인구가 골프를 치고 있다. 골프를 친다는 것 자체가 부끄러워야 하는 행위가 아니다”라고 했다.
한편 국회 운영위는 더욱더 심도 있는 심사를 위해 대통령 비서실과 국가안보실, 대통령경호처 소관 예산안을 예산결산심사 소위원회로 회부하기로 의결했다.
최기창 기자 mobydic@etnews.com